연매출 23조 회사와는 왜 다른 결론? 야당의 '포항 유전' 질문

이경태 2024. 6. 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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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혁신당 '호주 최대 석유개발사 철수' 부각하며 자료공개 압박... "미 컨설팅사 뒤에 숨지 마라"

[이경태, 조혜지, 남소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유전' 가능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당의 '질문'이 더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의 물리탐사 심층분석 결과를 토대로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과 달리,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 등의 유전 탐사를 진행했던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가 유전 매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 사업에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아래 산자부)는 "우드사이드가 기존 추진 사업에 대한 전반적 재조정 과정에서 (사업 철수가)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광구의 장래성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반박한 상황. 하지만 야당은 두 개의 회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데 대한 자세한 경위와 관련 자료를 속히 국회에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석유 콸콸 쏟아지면 천문학적 이득 볼 텐데 우드사이드가 포기한 것"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가 잔잔한 물결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6.3
ⓒ 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드사이드는 한국석유공사가 맺은 계약에 따라 해저 광구에서 해저 광물을 탐사·채취·취득하는 권리인 조광권 50%를 확보했으나 이를 포기한 것"이라며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다. 만약 영일만 일대에서 석유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면 천문학적인 이익을 볼 것인데, 우드사이드는 이를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콕 집어 홍보한 액트지오사 예상대로라면 우드사이드는 세계적인 바보 선언 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며 두 회사의 판단이 다른 데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우드사이드는 연 매출 23조(기업)이고 액트지오는 연 매출 3800만 원(기업)"이라며 "(유전 탐사에) 국민 세금이 들어가면 믿을만한 기업에게 맡기고 믿을만한 사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시작부터 의혹투성이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제기되고 있는 의문에 대해) 산자부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몇 가지를 빼고는 모두 기밀이라며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철저히 국민 앞에 (검토 내용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우드사이드도, 국제신용평가업체 S&P도 포항 석유는 어렵다고 분석했다"며 "국민은 여전히 MB의 자원개발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권위 있는 기관, 기업의 보고서가 있는데 윤 대통령은 어째서 유독 액트지오 분석결과만 신뢰하나"라며 "산업부의 보고를 받고 제대로 정식으로 상의하셨는지, (대통령이) 국정브리핑까지 열게 된 경위와 함께 투명하게 밝히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컨설팅사 뒤에 숨지 말고 관련자료 모두 국회 제출하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조국혁신당은 "정부는 미국 컨설팅사 뒤에 숨어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관련자료를 모두 국회에 제출하고 현안질의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액트지오사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이날(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포항 영일만 유전 개발 관련 브리핑에 나선 데 대한 반응이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며 "프로젝트의 유망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왕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일만 사업에 대한 상세한 사업자료를 요청했지만 산자부 등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개적으로 브리핑한 자료 외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산자부 등에서 국회에 제출할 관련 자료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그는 ▲ 한국석유공사-우드사이드 간 계약 일체 ▲ (우드사이드의) 가스유전 탐사경과 및 중단 이유 ▲ 액트지오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한 절차 및 계약 일체 ▲ 우드사이드와 엑트지오 두 회사가 각각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와 관련한 모든 자료 ▲ 지난 3일 정부 발표에 이르기까지 석유공사, 산자부, 대통령실 간 논의 및 발표 확정 경과 일체 등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서 정책위의장은 또 "우리 국민은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최대 국세 낭비 사례인 소위 자원외교 과정에 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누적 약 3조 원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킨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경우 역시 석유공사가 지속적으로 시도한 자체 생명연장 프로젝트를 무능한 정부가 덥석 물은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동해 가스·유전 개발 사업과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해 이 사업의 신뢰성과,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전문가들과 함께 엄중히 따질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의 현안질의를 통해 정부의 무책임한 예산낭비 사업 계획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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