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 “나는 LoL에서 삶을 배웠다”
“저는 LoL에서 삶을 배웠습니다.”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로부터 삶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6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그의 전설의 전당 헌액을 기념하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처럼 말했다. 리그 관계자들의 축사, 헌액기념 영상시청,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등이 진행된 가운데 그는 자신을 세계 최고의 프로게이머로 인정받게 해준 게임에 감사를 표했다.
앞서 지난달 이상혁은 LoL e스포츠 명예의 전당인 ‘전설의 전당’에 첫 헌액자로 선정됐다. 당시 존 니덤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부문 사장은 “이상혁은 LoL과 e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영향력 있는 인물”이라면서 “전설의 전당 최초 헌액자에 걸맞은 자격을 갖췄다”고 밝혔다.
행사장에서 리그 관계자들의 축사를 듣고 헌액 기념 영상을 본 이상혁은 “눈물이 찔끔 날 뻔했다. 영상을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공간도 날짜도 뜻이 깊다.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많은 분이 축하 메시지를 남겨주신지 몰랐다. 직접 보니 감동적이고, 감사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고의 선수였던 지난 10년, 화려함 이면에는 상처와 흉터가 가득했다. 이상혁은 향후 10년 역시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계속해서 시련이 있을 텐데 그걸 이겨내는 게 굉장히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생활이라는 게 잘 되기만 할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의 10년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발전하는 게 작년부터 설정한 목표다.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장기간 정상급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비결이자 원동력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꼽았다. 그는 “처음에는 돈을 많이 버는 게 원동력이었다. 18살에 데뷔했는데 월급을 200만원씩 받아서 너무 좋았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요즘에는 그런 것들보다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동기부여다.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 게 흔치 않은 일이고, 오랫동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규모가 큰 집으로 이사한 것도 팬들의 선물을 보관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팬미팅에서 팬분들을 보면 흐뭇하고 뿌듯하다”면서 “집이 선물로 꽉 차 있다. 팬분들이 그려주신 그림을 보면 정성이 많이 느껴진다. 보관할 장소가 없어서 집을 크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상혁은 “내게 LoL이란 삶을 배우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LoL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주변 분들도 저를 보면서 영감을 많이 얻었다고 하더라. 영감을 드린 게 그게 가장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께서 10년이면 길다고 하시는데 나는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길다”면서 “짧은 순간 동안 깊고 의미 있는 경험을 했다. 삶을 배운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밝혔다.
오상헌 라이엇 게임즈 아시아태평양 e스포츠 총괄은 “이상혁은 LoL e스포츠의 모멘텀을 만들고 지금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며 최고의 성과를 냈다. 선수 아닌 인간 이상혁 또한 팬들이 추앙할 만한 인성을 갖춤을 보여줬다. e스포츠 내외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전파했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이상혁의 전당 헌액을 축하할 수 있어 영광스럽다”고 축하를 보냈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LCK는 LoL e스포츠 프로 리그 중에 가장 많은 월즈 우승 횟수를 보유하고 있고, 그중에서 이상혁이 속한 T1이 4번이나 우승했다”면서 “그런 이상혁이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로 이름을 올리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상혁은 12년 동안 선수로 활동하면서 팬들에게 희로애락을 전해줬고 셀 수 없이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유일무이, 전무후무란 수식어도 모자라다”면서 “수십 수백 번 상승과 하락을 경험했지만 끝까지 서 있었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모든 길은 ‘페이커’로 통한다”고 덧붙였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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