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여름철 신발, 족저근막염·무지외반증 등 족부 질환 위험 높여
신발은 패션뿐 아니라 보행 시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하여 발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잘못된 신발 선택은 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름철에는 얇고 딱딱한 샌들이나 슬리퍼, 그리고 뒷굽이 높고 무거운 재질의 레인부츠를 많이 착용하게 되는데, 이는 충격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발에 무리를 주어 족저근막염, 무지외반증과 같은 여러 족부 질환을 유발한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부위의 두꺼운 섬유 띠인 '족저근막'이 손상되면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슬리퍼나 샌들, 구두 등 밑창이 얇고 딱딱한 신발을 자주 착용하고 오래 걷거나 등산, 달리기와 같이 무리한 활동을 할 때 발에 과도한 충격이 가해져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평발, 요족,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발목관절이 위로 젖히는 운동 범위가 제한된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높다.
증상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발생하며, 발뒤꿈치뼈 전내측 종골 결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처음 몇 발짝을 디딜 때 발뒤꿈치 부위에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다가 활동하면서 점차 통증이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족저근막염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수술 없이 충분한 휴식과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대부분 회복할 수 있다. 초기에는 보조기 착용, 스트레칭, 소염진통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하거나 지속된다면 족저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 체외충격파 치료를 시행하여 통증을 줄이고 손상 부위를 회복시킬 수 있다.
그리고 가장 흔한 발 변형 질환 중 하나인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심하게 휘어지고, 엄지발가락 관절이 내측으로 돌출되는 변형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돌출된 엄지발가락 관절 부위가 계속해서 신발에 자극을 받아 두꺼워지고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게 되며, 다른 발가락의 발바닥 부위에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과 위나 아래로 엇갈려 겹치거나 관절이 탈구되어 보행에 큰 어려움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관절염이나 발목, 무릎, 허리 등 이차적인 질환을 유발하고 심한 통증과 기능 제한이 나타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원인은 크게 원위 중족 관절면 각이 과다한 경우, 평발, 과도하게 유연한 발, 가족력과 같은 선천적인 요인과 딱딱하고 앞이 좁고 뒷굽이 높은 구두, 하이힐, 장화 등의 잦은 착용, 반복적인 외상 등의 후천적인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래서 구두나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들의 발병률이 높다. 최근 남성들도 패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구두나 장화와 같이 뒷굽이 높고 앞이 좁은 신발을 착용하는 경우가 늘어나며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무지외반증의 진단은 X선 검사로 엄지발가락이 15도 이상 휘어진 경우 무지외반증으로 진단하며, 필요에 따라 동반 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MRI 정밀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볼이 넓고 편안한 신발을 착용하고 약물치료와 교정기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심한 통증과 엄지발가락의 휘어진 정도가 30도 이상의 변형을 보이는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기존의 무지외반증 수술은 절개 부위가 크고 뼈를 깎는 절골술이 불가피해 통증이 크고 회복 기간이 길었지만, 최근에는 미카 수술(minimally invasive chevron akin)을 통해 큰 절개 없이 주변에 미세한 절개 후 세밀하게 절골하거나 변형된 뼈를 정렬하여 특수 나사로 고정하여 손상을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이 수술은 정확하고 세밀한 조작이 필요한 고난도의 수술로, 족부 수술 경험이 풍부하고 숙련된 족부 전문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족부 질환은 초기에 증상이 심하지 않아 방치하여 치료 시기가 늦어지기 쉽다. 따라서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서는 조기 발견과 치료를 통해 통증이 만성화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신발을 잘 선택해야 한다. 특히 바닥이 딱딱하고 앞코가 좁은 신발이나 뒷굽이 높은 신발은 피하고, 편안하고 볼이 넓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충분한 휴식과 족욕 등 평소 발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생활 환경 및 습관을 형성해야 한다.
(*이 칼럼은 동탄시티병원 이상진 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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