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없는 세상이면 좋을 줄 알았는데, 아니라네요

최민정 2024. 6. 7.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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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난지생태습지원은 우기 외에는 물이 별로 없어 습지 역할을 못 했던 곳에 한강 물을 유입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습지원이다.

자연에 숨은 보물을 찾기 전, 초록 선생님은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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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만나 생각도 자라는 아이들...이번 연휴, 난지생태습지원 가볼까요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최민정 기자]

지난 주말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느끼며,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초록 선생님을 만나러 갔다. 초록 선생님은 난지생태습지원 인근 위치한 난지수변생태학습센터에서 환경에 관심 많은 친구들을 반갑게 맞아주셨다.
 
▲ 난지수변생태학습센터 난지수변생태학습센터는 조류친화건축물로 인증 받았다.
ⓒ 최민정
  
난지생태습지원은 우기 외에는 물이 별로 없어 습지 역할을 못 했던 곳에 한강 물을 유입하여 인공적으로 만든 습지원이다. 그곳에 사는 각종 수생식물, 초화류, 곤충, 어류 및 조류 등 총 1 천여 종의 생명이 습지를 건강하게 지키고 있다고 한다.

오늘은 습지에서 '에코티어링'을 하기로 했다. 에코티어링이란 생태(echology)와 오리엔티어링(orienteering)을 합친 개념으로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목표물을 찾는 생태체험이다. 호기심 많고 활동적인 아이들이 체험하기엔 안성맞춤이다.

자연에 숨은 보물을 찾기 전, 초록 선생님은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러분, 습지에서는 아주 천천히 걸어야 해요. 그래야 풀숲이나 나무에 사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거든요. 오늘 습지에서 친구들의 생각 주머니가 쑥쑥 자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생물을 보며 인류를 생각하다 
 
▲ 개구리연못 개구리와 올챙이를 관찰할 수 있다.
ⓒ 최민정
"여러분은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나요? 습지에 사는 생물들은 이웃과 서로 도우며 살고 있어요. 애벌레가 나뭇잎에 매달려 있는 거 봤지요? 애벌레는 나뭇잎을 먹고 자라요. 그렇다면 나무는 애벌레에게 주기만 하는 걸까요?"

에코티어링에 나선 아이들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초록 선생님은 골똘히 생각하는 아이들의 얼굴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애벌레가 자라 곤충이 되면 어떻게 될까요?"
"아! 곤충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줘요."

아이들은 생각 끝에 과학 시간에 배운 지식을 끄집어냈다.

"맞아요. 애벌레가 자라 곤충이 되면 움직이지 못하는 나무의 수분과 번식을 도와주는 거예요. 어때요? 생각 주머니가 조금 자랐나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습지에 사는 생물들은 홀로 살지 않는다. 이웃과 공생하며 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간다. 우리도 결코 손해 보지 않으려는 이기심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모기의 쓸모... 지구상에 불필요한 생물은 없다 

6월 초 햇볕은 한여름처럼 뜨거웠다. 초록 선생님은 풀숲에 숨은 나비잠자리를 보며 질문을 던졌다.
 
▲ 나비잠자리 나비잠자리는 나비처럼 펄럭이며 난다.
ⓒ 최민정
  
"친구들, 여름에 모기 정말 많죠?"
"네! 너무 싫어요."
"근데 모기가 없는 세상은 어떨까요?"

아이들의 생각 주머니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잠자리가 먹을 게 없어요."
"맞아요. 잠자리가 사라지면 잠자리를 잡아먹는 개구리도 적어질 거고, 결국엔?"

아이들은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초록 선생님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하지만 이번 질문은 아이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겨두었다. 아마도 자연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설명이었을 것이다.

어른들이 쌓아놓은 숙제를 아이들이 풀어내야 할 문제로 남겨두어 애석하지만, 우리 곁의 소중한 자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한마음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수달 놀이터 스스로 집을 짓지 못하는 수달을 위해 놀이터를 만들어 놓았다.
ⓒ 최민정
   
"우리 습지에도 등검은말벌이 살고 있어요. 혹시 등검은말벌 들어본 친구 있나요?"

초록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동남아에 서식하던 아열대성 말벌인 등검은말벌은 우리나라에서도 개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2021년에는 전체 말벌 중 등검은말벌의 비중이 80%에 육박했지요. 육식성 생태교란종인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잡아먹고 살아요. 꿀벌이 하는 일이 뭔지 알고 있죠?"

꿀벌은 식물의 수분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꿀벌이 없다면 작물의 수확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이는 곧 우리의 먹거리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작은 꿀벌의 생존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기후 변화로 인해 동식물의 서식지가 변해 개체수가 점차 사라지는 생물도 있어요.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 재난도 피할 수 없겠죠. 뉴스에서 홍수나 산불 등으로 사람들이 어려움에 처한 것을 본 적 있죠?"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기후 변화 속 살아갈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자연을 보존해야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있고, 기후 변화를 막아야 인간이 생존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 가족도 자연 재난 상태에 놓인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데, 홍수나 태풍으로 당장 연락이 안 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초록 선생님의 질문에 둘째 아이가 소곤대며 말했다.

"우리는 시청광장에서 만나면 어때요?"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는 미래를 꿈꾸며, 그때까지 아이들과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을 '생각 주머니'에 차곡차곡 쌓아야겠다.
 
▲ 에코티어링 난지생태습지원에서 찾은 생물을 지도에 적었다.
ⓒ 최민정
   
한강을 탐방하고 자연과 친해질 수 있는 곳은 난지생태습지원 외에도 많다. 고덕수변생태공원, 암사생태공원, 여의도샛강생태공원, 강서습지생태공원, 한강야생탐사센터 등을 방문해 지구를 살리는 작은 생물들을 만나보자.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https://yeyak.seoul.go.kr) 또는 전화로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https://brunch.co.kr/@mjc8441)에도 업로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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