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막 내린 축제, 시작도 끝도 모두 '젠슨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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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심 속에 열렸던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컴퓨텍스 2024'가 나흘간의 일정을 끝내고 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황 CEO가 컴퓨텍스를 약 일주일 앞두고 지난달 26일 대만을 방문했을 때부터 이미 현지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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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관심 속에 열렸던 아시아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컴퓨텍스 2024'가 나흘간의 일정을 끝내고 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단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다. 현지 관계자 누구를 붙잡고 물어봐도 대답은 같을 것이다. 황 CEO는 사실상 올해 컴퓨텍스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가 컴퓨텍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4월 말에서 5월 초부터 이 전시회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높아졌다. 황 CEO가 컴퓨텍스를 약 일주일 앞두고 지난달 26일 대만을 방문했을 때부터 이미 현지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이어 지난 2일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루빈'을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하면서 정점을 찍었다. 컴퓨텍스엔 역대 가장 많은 36개국 1500개 기업이 참가했고 취재진은 1000여명이 몰려, 행사가 열린 난강전시관은 매일 장사진을 이뤘다. 모두 황 CEO의 참석 효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폐막을 이틀 앞둔 지난 5일에는 그가 이끄는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3조110억달러(약 4134조원)를 기록, 3조 달러를 넘으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황 CEO는 1963년 2월 대만 타이난시에서 태어나 9살 때 미국 켄터키로 이주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그는 어떻게 보면 미국인이고, 그가 세운 엔비디아는 대만이 아니라 엄연히 미국 기업이다. 황 CEO는 대만의 공용어인 중국어 번체를 쓸 줄 모른다. 기조연설 때 그는 "대만 말을 이해할 수 있고 조금 할 줄은 알지만, 유창하게 할 순 없다. 대만 청중들껜 미안하지만, 영어로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을 정도다. 마음먹기에 따라선 대만을 충분히 등질 수도 있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황 CEO가 대만의 손을 잡으려 하는 이유는 가늠하긴 어렵다. 다만 추측은 가능하다. 황 CEO는 컴퓨텍스 기간에 나간 대만의 한 TV쇼에서 검은색 가죽 재킷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난 한 가지에만 집중한다"고 짧고 명확하게 답했다.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은 곧 의리다. 다른 것들에 눈독 들이지 않고 하나만 지키고 한 길만 파는 그런 의리를 황 CEO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태어난 모국 대만에 대해서도 애국심, 애향심 이상의 의리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그것만 있진 않다. 컴퓨텍스에서 보여준 대만 기업들의 기술력은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시대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 높았다. 대만도 황 CEO에 대한 호응도가 매우 높다. 약 100명에 가까운 대만 기자들이 대만에서 2주간 이어진 그의 행보를 모두 따라다녔고 긍정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한 기사를 많이 썼다. 대만 언론들은 지난해까지 이들의 이름을 미국명인 '젠슨 황'으로 표기하다가 올해는 중국명인 '황런쉰(黃仁勳)'으로 바꿔 써서 눈길을 끌었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음에도 그의 몸과 마음은 대만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론 황 CEO에게 "대만은 언제든 당신이 오면 환영이다"라는 인사를 건네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컴퓨텍스를 통해 황 CEO와 대만의 긴밀한 관계는 다시 한번 확인됐다. 이제 막 열린 AI 시대에 이들은 선두에 있고 무대의 중심에 서 있다. 황 CEO와 대만이 과연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앞으로도 전 세계는 주목할 것이다.
타이베이=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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