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 "나훈아 8년 짝사랑했다…히트곡 '그때 그사람' 주인공"
가수 심수봉(68)이 10·26 사건을 떠올리며 과거 4년 간 방송 금지를 당했던 일에 대해 털어놨다.
심수봉은 지난 6일 첫 방송된 tvN STORY ‘지금, 이 순간’에 출연해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로 4년간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날 방송에서 강남에 위치한 3층 짜리 초호화 저택을 공개한 심수봉은 “굉장히 제 노래도 좋아해주시고 따뜻하게 잘 해주셨으니까, 인간적으로 귀하게 생각되는 분이셨고 그분이 그렇게 당하는 것을 보고 저는 그때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그런 자리에 제가 있어서 여러가지 힘든 상황을 받기도 하고 참 슬펐다. 많이 슬픈 시간들이었다”고 돌아봤다.
심수봉은 지난 2019년 KBS2TV 예능 프로그램 ‘승승장구’에 출연해서도 “그 사건 이후 나를 만났다는 이유로 내가 아끼던 사람이 어디론가 끌려가서 고문을 심하게 당했다”고 말했던 바 있다.
당시 심수봉은 “그분이 고문당하며 고통스러워 하는 소리를 나는 바로 옆방에서 들어야만 했다. 그 이후 나는 정신병원에 감금당했다. 한 달 가까이 정신병원에서 지냈고 아무리 정신병자가 아니라고 말해도 그들은 나를 가두고 약물 주사도 놨다”고 밝혔다.
사건 이후 어렵게 생계를 이어가던 심수봉은 1984년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가 신드롬급 인기를 모으면서 재기에 성공했다. 당시 한 달에 7000만원(현재 가치로 환산 시 약 3억원)이 넘는 저작권료를 벌어들였다는 그는 “저렇게 저질인 줄 몰랐다고 욕 먹기도 했다”며 외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었다고 ‘효자곡’에 얽힌 비화를 공개했다.
한편 이날 심수봉은 자신의 히트곡 ‘그때 그 사람’ 속 ‘그 사람’이 가수 나훈아였다고 최초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8년 여 간 절절하게 나훈아를 짝사랑했다”며 “나훈아가 군대에서 위험한 임무에 투입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저 사람 대신 제가 죽을게요’라고 기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심수봉은 데뷔 전 교통사고로 입원했던 당시 나훈아가 찾아와 병실에서 기타를 연주해 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 이유로 노래 가사에도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라는 대목이 등장했다고 심수봉은 덧붙였다.
심수봉은 “웬 가수님이 병실에 오셔서 기타까지 쳐주면서 노래를 하나 (싶었고) 그래서 완전히 빠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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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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