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협치 기대 물거품"…원내대표 회동∙상임위 명단 제출 거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국회 원 구성 협상과 관련, 우원식 신임 국회의장이 소집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제안을 거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 “우 의장께서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한다면 결론적으로 저희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우 의장은 일방적으로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선 인사 말씀으로 상임위 구성안을 오늘까지 제출하라고 일방적으로 말했다”며 “소수 야당을 존중하면서 협치를 이뤄내 달라는 의장에 대한 일말의 기대조차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립적으로 국회 운영을 하겠다는 뜻을 저희가 읽을 수 없기 때문에, 오늘 회동 제안이 있더라도 저희는 원내대표 회동에 임할 수 없다”며 “오는 10일 의원총회를 통해 양당 간 원구성 협상과 의장과의 회동 문제를 포함한 대응 방안에 대해 총의를 모으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회동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본회의에서 공식 선출된 우 의장은 7일 자정까지 원 구성을 위한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하라고 여야에 요청했다. 이와관련 추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회동해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었다.
앞서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우 의장을 향해 “이제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아니라 입법부 수장인 의장께 말씀드린다”며 “민주당만의 의장이 아닌 국민 모두의 의장이 되고자 한다면 거대 야당인 민주당 입장만 반영해 소수당에 일방 통첩하기 전에 다수당인 민주당에 여야가 협치할 수 있는 협상안을 가져오라고 하라”고 말했다.
이어 “의장이 과거 30여년 전 보좌관으로 모셨던 임채정 국회의장께서는 ‘여야 간 협상과 대화를 통해 타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국회의장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신 바 있다”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여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22대 국회 첫 집회에서 108석의 여당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투표로 당선된 우 의장께서는 당선 인사에서 대화와 타협, 협치의 의회 정신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기한을 정해 ‘상임위 구성안을 제출하라’고 본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소수당을 압박하는 초유의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분도 아닌 우 의장께서 22대 국회 본회의에서 처음 밝힌 일성이 민주당 주장의 대변이었다는 게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이 4년 전 국회의장을 선출하고 18개 상임위를 독식할 때도 47일이 걸렸다. 180석을 갖고 대폭주를 했던 그 4년 전조차도 최소한 국민 눈치를 보느라 47일이나 협상에 공들이는 척이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그런데 지금 171석의 민주당은 그런 눈치도 안 보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단독으로 의장 선출한 지 이틀 만에 소수당에 자신들을 따르지 않으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연일 엄포를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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