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지하철 평생 무료이용권 얻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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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지하철 칼부림 사건의 범인을 제압한 남성이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면 그는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 타이베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21일 20세 남성이 대만 시청역 근처의 기차에서 두 명의 승객을 찌른 가운데 이 사건 현장에 있던 17명의 승객이 합심해 이 남성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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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에도 "다시 돌아가도 같은 행동"
대만에서 지하철 칼부림 사건의 범인을 제압한 남성이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사건 현장에 있었다면 그는 같은 일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 타이베이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지난달 21일 20세 남성이 대만 시청역 근처의 기차에서 두 명의 승객을 찌른 가운데 이 사건 현장에 있던 17명의 승객이 합심해 이 남성을 제압했다고 보도했다. 루슈엔 대만 시장은 지난 4일 범인을 제압한 승객 가운데 9명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5000~2만 대만달러(21만~84만원)의 보상과 대만 지하철(MRT)의 평생 무료이용권을 받았다.
9명 중 특히 '장발 형님'으로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쉬뤼시엔씨(27)는 일본 게임 '몬스터 헌터'의 코스프레 의상을 입고 시상식에 참석했다. 쉬뤼시엔씨는 당시 흉기 3개를 휘두르는 범인을 저지하려다가 왼쪽 얼굴에 9cm가 넘는 상처를 입고 광대뼈가 부러졌다. 하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고 다가가 흉기를 빼앗고 가세한 다른 승객들과 함께 범인을 제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니스 코치로 일하고 있는 쉬뤼시엔씨는 수술 후 회복을 위해 7월에 참석 예정이었던 파워리프팅 대회를 위한 훈련을 연기했다고 전해졌다.
시상식에 참석한 그는 자신을 '오타쿠'('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을 지칭함)라고 표현했다. 쉬뤼시엔씨는 "오타쿠는 모든 사람이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다"며 범인을 제압한 자신의 행동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에게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힘멜(일본 만화 '장송의 프리렌'의 등장인물)이라면 같은 일을 했을 것이다'라는 대사가 나에게 용기를 줬다"며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판타지 만화 '장송의 프리렌'에 등장하는 용사 '힘멜'은 고결한 성품과 굴하지 않는 용기,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돕는 '헌신의 상징'과도 같은 캐릭터다. 그 때문에 만화 속 동료들은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힘멜이라면 그렇게 했을 테니까"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고 알려졌다. 이 인터뷰가 화제를 모으자 일본 '장송의 프리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쉬뤼시엔씨가 인용한 대사를 올리면서 존경심을 표했다.
이 사건을 본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이렇기 때문에 창작자는 항상 고뇌해야 한다"며 "자신의 작품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고민하고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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