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의 접근법 '클린스만 흑역사 취급' 성공… 벤투 시절+뉴페이스로 수습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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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승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도훈 임시감독의 선택은 실패한 직전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이 아니라 앞선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의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결국 김민재, 김영권이 없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등용한 선수들 대신 벤투 시절 멤버들로 돌아가는 것이 김도훈 임시감독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일부 대체자가 필요한 포지션도 클린스만 감독 시절 중용되기 시작한 선수들이 아니라 이후 새로 뽑힌 선수 위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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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임시 감독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승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김도훈 임시감독의 선택은 실패한 직전 감독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이 아니라 앞선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의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한국은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이상 2차 예선 C조 5차전을 갖고 싱가포르에 7-0 대승을 거뒀다. 4승 1무로 조 1위와 3차 예선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또한 싱가포르전과 이어지는 11일 중국전까지 모두 승리해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우위를 점해 3차 예선 조추첨 톱시드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목표에도 한 발 다가갔다.
큰 틀에서 볼 때 한국 선발 라인업의 방향성은 '회귀'였다. 한국은 김영권, 김민재, 설영우의 부상으로 수비진의 변화가 필수적이었다. 여기에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이 한동안 컨디션 난조로 고생하다가 최근 소속팀 미트윌란부터 경기 감각을 회복했지만 이번 대표팀에서는 제외됐다. 그 자리를 하창래, 박승욱, 오세훈 등 새로 선발된 선수들이 채웠다.
수비 불안과 경기 운영 문제로 한동안 고생했던 한국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 센터백 권경원과 조유민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경기 초반 홈팀 싱가포르의 적극적인 반격도 곧 힘을 잃었다.
권경원 조유민 정우영 조합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멤버들이다. 당시 멤버들은 가끔 소집돼서 짧게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는 게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대표팀의 일관된 전술 방향을 체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조유민은 권경원, 정우영에 비해 대표 경력이 짧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합숙하며 경기 출장까지 경험했다. 결국 김민재, 김영권이 없을 때 클린스만 감독이 등용한 선수들 대신 벤투 시절 멤버들로 돌아가는 것이 김도훈 임시감독의 선택이었던 셈이다. 김진수, 황인범,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 등은 감독을 가리지 않고 늘 뛰었던 선수들이다.
일부 대체자가 필요한 포지션도 클린스만 감독 시절 중용되기 시작한 선수들이 아니라 이후 새로 뽑힌 선수 위주다. 주민규는 클린스만 감독의 외면을 받다가 앞선 황선홍 임시감독 체제부터 뽑히기 시작했고, 싱가포르전에서 1골 3도움을 폭발시키며 맹활약했다. 주민규가 빠지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오세훈이 들어갔다. 라이트백은 선발 황재원, 교체투입 박승욱 두 신인이 맡았다. 여기에 후반 투입된 기대주 미드필더 배준호의 A매치 데뷔골 등 신예를 소개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 시절로 돌아가는 건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최근 소속팀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같은 중동팀 소속 미드필더 중 정우영보다 박용우가 더 컸다. 35세 정우영보다 31세 박용우가 기량저하에 대한 우려에서도 더 자유롭다. 정우영은 한층 안정적이었던 시절 대표팀을 빠르게 되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 줬지만 장기적 대책은 아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 시절 중용되기 시작한 미드필더 홍현석, 이날 부상으로 빠진 풀백 설영우 등은 앞으로 대표팀 중추가 되어야 할 자원들이다. 추후 정식감독이 부임하면 그 전술에 누가 더 어울리는지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 예고된다. 그때까지 진정한 경쟁은 보류 중이다.
한국이 몇 수 아래 팀들을 상대하는 2차 예선에서 임시감독으로 경기를 치르는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두 가지 효과는 대표팀 정상화와 선수풀 확충이다. 첫 번째 과제는 벤투 감독 시절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으로, 두 번째 과제는 후반전에 대거 투입한 신예 선수들로 효과를 봤다. 싱가포르전을 잘 넘긴 김도훈 임시감독은 이제 중국전을 준비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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