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 이영하, 3연전서 '1승 2세이브' 수확
[양형석 기자]
▲ 두산베어스 이영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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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이 NC를 4연패에 빠트리며 주중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6일 통합창원시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8대 4로 승리했다. 4일과 5일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연승을 기록했던 두산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이날 프로 데뷔전을 치른 신인 투수 임상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삼성 라이온즈를 1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35승2무27패).
두산은 1회 선제 적시타를 때린 양의지가 결승타와 함께 NC와의 3연전에서 무려 8안타를 몰아쳤고 김재환은 7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홈런과 함께 3안타 4타점을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브랜든 와델이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9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여섯 번째 승리를 따냈고 3명의 불펜투수가 남은 3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3일 연속 마운드에 오른 불펜투수 이영하는 3일 동안 1승 2세이브를 챙기며 두산의 3연승을 견인했다.
팀 평균자책점 1위에도 불안한 두산 불펜
작년 3.64로 선발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두산은 불펜 평균자책점 4.32로 10개 구단 중 6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두산은 올해 4.07의 불펜 평균자책점으로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이상 4.22)를 제치고 10개 구단 1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성적에 비해 썩 안정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작년에 비해 부쩍 성장한 투수들도 있지만 작년보다 부진한 투구를 보여주는 불펜 투수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시즌 초반 마무리로 낙점됐던 정철원이다. 2022년 신인 최다홀드 기록(23개)을 세우며 신인왕에 선정된 정철원은 작년에도 셋업맨으로 활약하다가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7승 6패 13세이브 11홀드 ERA 3.96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철원은 풀타임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한 올해 한 달 동안 13경기에 등판해 1승 1패 6세이브 ERA 5.91로 부진했고 무려 41일의 2군 조정기간을 거쳐 지난 4일 1군으로 돌아왔다.
2022년 68경기 79.2이닝, 작년 70경기 79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불펜의 마당쇠이자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던 김명신의 초반 부진도 심상치 않다. 지난 2년 동안 158.2이닝을 던지며 올해 1군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던 김명신은 올해 개막엔트리에 포함됐지만 평균자책점 10.80으로 부진한 끝에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명신은 올 시즌 18경기에 등판했지만 1승 1패 4홀드 ERA 11.48로 부진하며 필승조에서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2년 차 시즌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국가대표 출신 사이드암 박치국의 부진도 이승엽 감독과 두산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작년 62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2세이브 11홀드 ERA 3.59로 두산 불펜에 큰 힘이 됐던 박치국은 올해 30경기에 등판했지만 2패 1세이브 2홀드 ERA 6.58로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다가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작년 시즌을 끝으로 장원준이 은퇴하면서 이승엽 감독은 올해 이병헌과 김호준,이교훈 같은 젊은 좌완 투수들의 성장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 중 이병헌은 올해 33경기에서 5승 4홀드 ERA 2.56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지만 김호준은 12경기 1승 2패 ERA 6.17, 이교훈도 9경기에서 승패 없이 5.23을 기록하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호준과 이교훈이 부진하면서 6일 현재 두산의 1군 엔트리에 있는 좌완 불펜투수는 이병헌 한 명뿐이다.
3일 간 1승2세이브 수확한 9년 차 베테랑
2016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출신 이영하는 두산 마운드의 대표적인 '풍운아'였다. 큰 기대를 받으며 두산에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고 루키 시즌을 통째로 날린 이영하는 2017년 3승을 기록했고 2018년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10승 3패 2홀드 ERA 5.28의 성적으로 1군 데뷔 2년 만에 10승 투수로 올라섰다. 그리고 두산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9년에는 17승 4패 ERA 3.64로 두산의 토종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차세대 우완으로 주목 받기 시작하면서 이영하의 방황(?)도 함께 시작됐다. 이영하는 2020년 선발투수로 심한 기복을 보이더니 시즌 중반 이후 마무리로 변신했다. 2021년 스프링캠프 기간에는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에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 받으면서 구설수에 올랐고 그 해 5승 6패 1세이브 2홀드 ERA 6.29로 프로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재판을 받으면서 마운드에 올랐던 2022년에도 6승 8패 ERA 4.93에 머물렀다.
이영하는 작년 5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며 6월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겨울에 훈련이 부족했던 탓인지 5승 3패 4홀드 ERA 5.49로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캠프까지 참가하면서 선발복귀에 대한 의지를 보였던 이영하는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3.1이닝 1실점을 기록한 후 불펜에서 활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영하는 최지강과 김택연,이병헌에게 필승조 자리를 내주고 주로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했다.
그렇게 5월까지 1승 ERA 4.78의 평범한 성적을 기록하던 이영하는 지난 4일 NC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 4-1로 앞선 연장 10회에 등판해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리고 5일 경기에서는 3-3으로 맞선 연장 10회 2사 후에 등판해 4타자 중 3타자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리를 챙겼다. 이영하는 6일에도 8-4로 앞선 9회 1사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박건우와 맷 데이비슨을 삼진처리하며 또 하나의 세이브를 적립했다.
사실 결과는 좋았지만 불펜투수가 3연투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이영하 역시 3일 동안 46개라는 적지 않은 공을 던졌다. 하지만 이틀 연속 연장 승부로 인해 필승조 등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경험 많은 이영하의 역투는 두산의 3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리고 NC전의 3연속 호투로 이승엽 감독의 찬사를 받은 이영하는 앞으로 두산 불펜에서의 입지 또한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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