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테스트 통과는 선택 아닌 필수... 쇼파드의 2024년 새 시계 [더 하이엔드]

이현상 2024. 6.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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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파드의 기세가 무섭다. 쇼파드는 1860년에 처음 문을 브랜드로, 현재 파인 워치와 하이 주얼리 분야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극소수 브랜드 중 하나다.
올해 이들은 시계 공학을 보여주는 복잡한 하이 컴플리케이션을 시작으로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 젬 스톤을 세팅한 주얼리 워치 등 자신들의 장기를 십분 활용한 신제품을 워치스앤원더스 시계 박람회에서 선보였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앤원더스 시계 박람회에 거대 부스를 세운 쇼파드. [사진 쇼파드]


무엇보다 그중 쇼파드를 대표하는 드레스 워치 ‘L.U.C 컬렉션’의 행보가 도드라진다. L.U.C는 무브먼트 개발을 시작으로 시계에 사용하는 귀금속 제련 과정, 기계 가공, 시계 곳곳에 들어가는 부품의 스위스 전통 수공예 마무리까지 쇼파드의 전문 인력이 투입된 컬렉션이다. 1996년 쇼파드가 자체 제작한 무브먼트가 처음 세상에 나오며 시작된 라인업이기도 하다.
현재 쇼파드 공동 회장인 칼-프레디히 슈펠레가 제작 초기 단계부터 참여한 만큼 브랜드의 애정이 남다른 컬렉션으로도 알려져 있다.

L.U.C 플러리에 퀄리티 시계에 탑재한 L.U.C 96.09-L 무브먼트. 쇼파드는 무브먼트부터 케이스까지 시계 전체를 만들 수 있는 통합 매뉴팩처 브랜드다. [사진 쇼파드]


L.U.C 플러리에 퀄리티
쇼파드가 자체 개발한 루센트 스틸™ 소재 케이스로 만든 첫 번째 퀄리테 플러리에 모델이다. 2005년 시작된 퀄리테 플러리에는 복잡한 테스트를 통과한 시계에만 부여하는 쇼파드만의 특별한 인증이다. 내충격성 및 정밀도 검사, 3주에 걸친 자기장 테스트, 일 오차 범위 0~5초 유지 등 테스트 종류 또한 다양하다. 무브먼트와 무브먼트를 탑재한 케이스 테스트를 별도로 진행하는 점도 특별하다. 쇼파드는 퀄리테 플러리에 테스트뿐 아니라 스위스 정부에서 부여하는 크로노미터(COSC) 인증 과정도 거친다. 시계 품질에 대한 쇼파드의 자부심을 드러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L.U.C 플러리에 퀄리티 워치. [사진 쇼파드]


한편 루센트 스틸™은 2019년 공개한 강철 합금 소재다. 재활용 스틸을 80% 이상 사용하며, 재제련 공정을 거쳐 손목시계에 적합한 스틸로 재탄생된다. 일반적으로 손목시계에 사용하는 스틸보다 비커스 경도가 높아 스크래치와 마모에 강하다. 피부에 자극도 적다. 더불어 빛을 뜻하는 이름처럼 금과 비견될 정도로 광채를 발한다. 기존 스틸보다 불순물 함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비율이 아름다운 섹터 다이얼이 특징이다. [사진 쇼파드]


빈티지 시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섹터(sector) 다이얼은 새틴 선버스트, 브러싱 등 다양한 마감 처리를 거쳐 입체적이다. 시·분침에 6시 방향 스몰 세컨드(초침) 인디케이터가 따로 있는 구성으로 L.U.C 96.09-L 크로노미터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케이스의 크기는 지름 39㎜로 드레스 워치의 표준을 따른다.

가공 장식이 돋보이는 무브먼트는 백케이스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쇼파드]


L.U.C XPS 포레스트 그린
제품 이름처럼 숲속 짙은 초록빛이 감도는 섹터 다이얼이 특징인 시계다. 스티치 장식이 있는 송아지 가죽 스트랩과 함께 빈티지 무드를 준다. 섹터 다이얼은 시침과 분침이 각각 지나는 동심원이 최소 2개 이상 있는 디자인이 특징으로 1930년대 처음 탄생했다. 이 시계의 동심원에는 분 트랙(눈금)을 새겨 입체감을 강조했다.

짙은 초록빛이 감도는 다이얼과 빈티지 가죽 스트랩이 조화를 이룬 L.U.C XPS 포레스트 그린. [사진 쇼파드]


시계의 심장은 두께 3.3㎜의 셀프 와인딩 방식 L.U.C 96.12-L이다. 22캐럿 금으로 만든 마이크로 로터가 회전하며 쌓아 올린 두 개의 배럴(태엽통)에 동력을 축적한다. 쇼파드를 대표하는 트윈 기술로 이로 인해 시계의 파워리저브는 65시간에 달한다. 3일 가까이 시계를 차지 않아도 시곗바늘이 멈추지 않는다.

섹터 다이얼 디자인을 위한 스케치 컷. [사진 쇼파드]


이 트윈 기술은 L.U.C 퀄리테 플러리에 모델에도 적용됐다. 케이스 소재도 루센트 스틸™로 같다. COSC 인증을 받은 것 또한 이 시계의 특별한 점이다.

L.U.C 콰트로 스피릿 25
간결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드레스 워치로 단 하나의 시곗바늘만 얹은 다이얼 아래 쇼파드의 무브먼트 제작 실력이 숨어있다. 이 시계는 점핑아워 기능을 갖춘 모델이다. 6시 방향 창에 드러난 숫자가 시침 역할을 한다. 디스크에 새긴 숫자는 분침이 60분에 도달하는 순간 다음 숫자로 넘어간다(사진의 시계는 10시 8분을 가리킨다).

10시 8분이 지금 시계가 가리키는 현재 시각이다. 6시 방향 작은 창을 통해 '시'를 읽는다. [사진 쇼파드]


쇼파드는 점핑아워 디스플레이를 위해 매뉴얼 와인딩 방식의 무브먼트 L.U.C 98.06-L을 시계에 넣었다. 4개의 배럴로 최대 8일의 파워리저브 기능을 갖췄는데, 시침 역할을 하는 숫자 디스크의 회전을 위해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이얼은 섭씨 800도 이상의 가마에서 여러 차례 구워 완성한 검은색 그랑푀 다이얼로 고전적인 느낌을 준다. 이를 에워싼 케이스는 화이트 골드다.

매뉴얼 와인딩 방식의 L.U.C 98.06-L 무브먼트. [사진 쇼파드]


참고로 쇼파드가 사용하는 모든 금은 공정채굴(fair-minded)을 통해 얻어진다. 채굴 노동자의 권리 보장을 포함해 ESG 경영에 앞장서는 쇼파드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케이스 지름은 40㎜이며 100개 한정 수량만 생산한다.

검은색 그랑푀 에나멜로 완성한 다이얼이 고급스럽다. 화이트 골드 케이스와도 조화를 이룬다. [사진 쇼파드]

이현상 기자 lee.hyunsa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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