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접대받고 다방 직원 희롱한 경찰…法 "해임 과하다"
승진을 앞둔 부하 직원에게 '룸살롱 접대'를 받고 다방 종업원을 성희롱한 경찰 간부에게 해임 처분은 과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8-3부(신용호 정총령 조진구 부장판사)는 A씨가 경찰청장을 상대로 "해임 및 징계부가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을 1심과 같이 "해임 처분만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경찰 간부로 근무한 A씨는 2021년 11월 국가공무원법상 청렴의무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해임 등 징계를 받았다.
A씨는 승진 예정자로 선정된 부하 직원과 식당, 룸살롱에 가서 부하가 결제하도록 해 접대를 받았다. 또 관사 인근 다방의 여성 종업원에게 음료를 배달시킨 후 팔목을 잡으며 성희롱성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인들과 술자리에 이 종업원을 수차례 불러 "옆에 와서 커피를 따르라, 데이트 한번 하자"고 말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그는 "식사와 술자리 비용은 사후 부하 직원에게 100만원을 줘 정산해줬고, 여성 종업원에게 부적절한 언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의 비위 사실은 인정되지만 해임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부하 직원에게 사후 정산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18일이나 지나 100만원을 지급해 지체 없이 반환했다고 평가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종업원 진술 내용에 대해서도 "직접 경험하지 않고선 허위로 지어내 말하기 어려운 사실관계가 다수 포함돼 있다"며 "허위로 진술할 동기를 찾을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A씨가 적극적으로 접대를 요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종업원이 'A씨가 데이트하자는 등의 말을 했을 때 우습고 한심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성적 수치심을 현저히 침해한 정도는 아니다"며 해임은 과하다고 봤다.
2심은 1심 판단에 대체로 오류가 없다고 보고 A씨와 경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억명 조사 충격적 부작용…코로나 백신 ‘척수’ 건드렸다 | 중앙일보
- 현충일에 욱일기 건 의사…분노한 네티즌, 신상 탈탈 털었다 | 중앙일보
- "동무는 남조선 혁명하시오"...18세 김동식, 인간병기 되다 | 중앙일보
- '흰 눈이 기쁨 되는 날~' 7공주 막내가 놀라운 근황을 전했다 | 중앙일보
- 오은영 아버지 별세…"난 부친 위암 선고에 의사 결심했었다" | 중앙일보
- "김일성에 불려가 피아노 친 엄마…딸인 날 엄마라 불렀다" | 중앙일보
- 34세 주민규 맹활약…경기 끝난 뒤 흘러나온 '내 나이가 어때서' | 중앙일보
- 할머니도 월 400만원 번다…경단녀가 찾은 제2의 직업은 | 중앙일보
- 1200억 대박은 저주가 됐다…통영 케이블카의 절규, 왜 | 중앙일보
- 55년 임무 끝내는 '도깨비' 팬텀…1호 조종사는 눈물 흘렸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