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님이요? 좋은 기억밖에 없죠"...'6이닝 역투→시리즈 스윕' 류현진 활짝 웃었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수원, 유준상 기자)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김경문 감독 사령탑 부임 이후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6-0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달 19일 대구 삼성전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린 뒤 1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투구수는 99개로, 구종별로는 직구(33개), 체인지업, 커터(이상 26개), 커브(14개) 순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9km/h로 측정됐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을 소화할 예정이었으나 왼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한화는 삼성에 양해를 구한 뒤 선수 보호 차원에서 김규연을 선발로 내보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팀과 팬들 모두 류현진의 소식에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류현진은 엔트리 말소 없이 다음 등판을 준비했고,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6일 KT전에 선발로 나서게 됐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이가 던지는 걸 본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기쁘고 설렌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순항을 이어갔다. 1회말 2사에서 강백호의 볼넷 이후 문상철의 삼진으로 이닝을 매듭지었고, 2회말에도 2사 이후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은 뒤 오윤석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말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류현진에게 위기가 찾아온 건 4회말이었다. 류현진은 안타 2개로 1사 1·3루에 몰렸다. 평정심을 잃지 않은 류현진은 풀카운트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황재균에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고, 배정대와의 맞대결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5회말에 이어 6회말에도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면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고, 6회초까지 침묵하던 타선은 7회초 최인호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여기에 9회초 노시환의 솔로포를 포함해 대거 5점을 추가하면서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경기 후 류현진은 "직전 등판 취소에 관한 상황부터 말씀드리면, 몸을 풀다가 계속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그 경기에서 투구할 수 있긴 했지만, 오늘(6일)처럼 던지기 위해 한 번 쉬었던 것이고 휴식을 취한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잘 쉬었다고 생각한다"며 "(2022년 수술에 대해) 지난해까지 매 경기 80구 정도만 던졌기 때문에 투구수를 늘리고 있지만, 관리할 시간은 지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7회초 최인호의 선제 적시타 때 환하게 웃었던 것에 대해선 "팀 입장에서 결승타가 되는 점수니까 좋았지만, 그 상황에서 나보다 좋은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결승타가) 승리투수를 만들어줄 기회였다. 지난달 25일 문학 SSG전에서 김태연 선수가 홈런을 쳤을 때와 비슷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류현진 입장에서 승리투수가 된 것만큼이나 기뻤던 건 김경문 감독에게 3연승을 안긴 것이었다. 류현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 시절 이후 무려 16년 만에 김경문 감독과 한 팀에서 함께하게 됐다.
류현진은 "당연히 나도 설렜다. 감독님과는 가장 좋은 기억밖에 없기 때문에 (설렌다는) 감독님의 마음과 내 마음이 똑같을 것"이라며 "처음에 감독님이 오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집중해야겠다, 분위기를 잘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올림픽 이후) 너무 오랜 기간이 걸린 것 같은데, 감독님이 오신 뒤 처음으로 던진 경기에서 이길 수 있어서 너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는 류현진이다. 그는 "어느 정도 맞춰져 가고 있는 것 같다. 마운드에서 ABS 때문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경기가 시작하면 양 팀 모두 존이 똑같기 때문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승리투수에 대한 욕심보다 팀 승리를 위해 던지고자 한다. 그는 "승수에 대한 욕심은 없는 것 같다. 불펜투수들의 상황이 힘들기 때문에 조기강판 없이 계속 선발투수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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