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으로 헤어졌던 삼전-SK하닉 주가, 다시 재회?

이홍석 2024. 6. 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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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공급선 다변화 시사…삼전 주가↑
최근 양사 주가 탈동조화…SK하닉 선점 효과
내달 2Q 실적 발표 주목…마이크론에도 시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일 타이베이 국립대만대 종합체육관에서 아시아 최대 IT박람회 ‘컴퓨텍스 2024’ 개막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전 세계 메모리반도체의 기대주로 떠오른 가운데 엔비디아가 HBM의 공급선 다변화를 시사하면서 이에 따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향배에 이목이 쏠린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HBM으로 인해 엇갈렸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다시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될 지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로 향후 반도체 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전 세계 반도체 대장주로 떠오른 엔비디아가 HBM의 공급선 다변화를 꾀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4일 오후(현지시간) 타이완 타이베이 그랜드 하이라이 호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삼성전자·마이크론에서 HBM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전자의 HBM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것이 아니고 작업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실패 루머를 부인했다.

엔비디아는 현재 SK하이닉스로부터 HBM을 독점 공급받아 왔고 최근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로이터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던 터라 삼성전자의 HBM이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한 황 CEO의 이번 발언의 영향력은 크게 나타났다.

이에 지난 5일 삼성전자 주가는 강세를 보였다. 장 초반 한때 3%대 상승률을 보이는 등 장중 내내 강세를 지속하면서 2.79%(2100원) 상승한 7만7400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장 초반 2%대 하락율을 보였지만 오후 들어 회복해 0.21%(400원) 오른 19만3700원에 마쳤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5일 시장에서 나타난 양사의 주가 흐름과 관련, “거의 HBM 독점 공급 상태를 유지해오던 SK하이닉스를 팔아 삼성전자를 사는 듯한 행태가 장초에 나타났다”며 “이후 장중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은 3% 상승 내외에서 안정된 반면 SK하이닉스에도 장중 꾸준히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하락폭을 모두 메꾸고 강보합 수준에서 마감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양사의 주가에 이목이 더욱 쏠렸던 이유는 그동안 주가 탈동조화(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글로벌 톱2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동안 반도체 업황에 따라 주가가 함께 움직이는 동조화(커플링·Coupling)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HBM이 반도체 시장에서 급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상용화에 빠르게 나서며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에 수혜가 쏠렸고 이에 최근 양사의 주가는 온도 차를 보여왔다.

지난달 1일 종가 기준 17만원 중반대였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며 지난달 말에는 20만원선을 넘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지난 5일까지(5.1~6.5) 주가 상승률은 11.19%(17만4200→19만3700원)에 달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초 8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이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기간 주가는 거의 제자리걸음(7만7500→7만7400원)을 했는데 이마저도 5일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것이었다. 1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앞뒀던 4월 초 8만원선 중반대(4월4일 종가·8만5300원)까지 올랐던 기세는 사라졌다.

ⓒ연합뉴스

양사의 향후 주가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가 된 엔비디아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만간 도래하는 2분기 실적 시즌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가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마이크론테크놀로지(마이크론)의 2024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내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줄을 이을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톱 3 업체 중 가장 먼저 분기 실적 발표를 진행해 향후 업권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 역할을 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 발표 프리뷰 및 리뷰 구간에서 25년으로의 밸류에이션(Valuation) 시점 전환이 시작될 수 있다”며 “마이크론 및 국내 대형주 실적 발표를 통해 HBM의 강한 수요와 레거시 회복세 및 숏티지 단서가 재확인될 경우 내년 컨센서스 방향성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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