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패 후 숨 가빠진 尹의 시간 [기자수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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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지난 달 27일 한중일 정상회의, 같은 달 28일부터 29일까지는 이틀 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지난 4~5일에는 우리나라가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이자, 윤 정부 출범 이래 최대 다자 정상회의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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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비적 외교 무대 나서며 열정 내비쳐
외교는 대체적으로 긍정 평가 받지만
아직 안심하긴 일러…'국면전환' 성공해야
4·10 총선 참패 후 윤석열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한중일 정상회의, 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까지 '외교의 시간'에 다시 본격 돌입한 모습이다.
윤 대통령이 그간 외교에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외교에 임하는 태도는 지난 날과는 사뭇 다른 듯하다. 총선 이후 한껏 추락한 지지율이 최근까지도 꿈틀거릴 생각조차 하지 않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약 4년 반 만에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 대한민국이 최초로 아프리카를 상대로 한 정상회의 등 윤 대통령이 반전을 만들기 충분한 기념비적인 외교 무대 또한 마련됐으니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한 책임감도 느껴지겠다.
이 때문인지 윤 대통령은 지난 달부터 자신의 시간을 외교에 퍼붓고 있다. 지난 달 27일 한중일 정상회의, 같은 달 28일부터 29일까지는 이틀 간 한국을 국빈 방문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지난 4~5일에는 우리나라가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개최하는 첫 다자 정상회의이자, 윤 정부 출범 이래 최대 다자 정상회의인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렸다.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자자했다.
4년 5개월 만에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는 3국 협력 체계가 복원에 첫 발을 뗄 수 있게 됐다. 한중일 정상은 한중일 정상회의를 다시 정례화하는데 합의하면서 협력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또 2025∼2026년을 '3국 문화교류의 해'로 지정하고, 3국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자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
무함마드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UAE 국부펀드의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을 재확인하고, 투자 협력에 대한 양국 국민의 신뢰를 강화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아랍 국가와 처음으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도 체결했다. 양 정상은 이를 비롯한 19건의 협정·MOU·의향서 서명식에도 임석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3일에는 아프리카 10개국 정상에게 자신의 시간을 모두 투자했다. 윤 대통령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레소토·코트디부아르·모리셔스·짐바브웨·토고·르완다·모잠비크·상투메프린시페·기니비사우·카보베르데 등 정상과 연이어 회담했다.
한-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린 4~5일에도 오전부터 일정을 이어가며 총 25회의 양자회담을 소화했다. 이를 계기로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광물자원 등의 분야에서 아프리카 23개국과 47건의 계약·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경제협력 성과를 달성했다.
이렇게 빠듯한 일정표를 보면 "완전히 달라지겠다"고 선언한 윤 대통령의 공언이 아직까지는 빈 말은 아닌 것 같다. 예전보다 더 강해진 열의 또한 체감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최근 재개한 반성의 행보로 몇 년에 걸쳐 무너진 민심이 단숨에 회복될 것이라고 자만해선 안된다. 모처럼 매력적인 기회들을 손에 쥐고 잘 활용한 만큼, 국면 전환까지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골든 타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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