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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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이크게 다치거나큰일을 당하면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집에서 친구들하고숙제하다 싸우고친구 쫓아내면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동생들을함부로 하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때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머니들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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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사람들이
크게 다치거나
큰일을 당하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의 일 같지 않다.
다 내 일이다.
동네 아이들과 싸우고
어디가 터져 들어오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나를 달랬다.
어디가 부러져
병신만 안 되면 괜찮다.
애들은
싸워야 큰다.
우리 집에서 친구들하고
숙제하다 싸우고
친구 쫓아내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공부만 잘하면 뭐 헌다냐.
사람이 되어야지.
동생들을
함부로 하면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 집 강아지도
우리가 귀하게 대해줘야
밖에 나가면
동네 사람들도
귀여워 한다.
-김용택 시집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 중
“이 시집은 오래전 그러니까, 그때 내가 시를 읽고 세상을 배워가며 글을 시작할 무렵부터 지금까지 따로 써놓고 발표하지 않은 우리 마을의 이야기다. 그 시절 같이 살았던 마을 사람들이 그리워 여기 모았다.” 시인의 말이다. 그때 어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지금 어머니들은 뭐라고 말씀하실까. 공부만 잘하면 뭐 헌다냐가 아니라 공부 말고 뭣이 중허다냐라고 말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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