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문발차' 당한 국회의장단…국민의힘, 국회부의장 전략은?
與, 보이콧…'국힘 몫 부의장' 선출도 보류
주호영·조경태 등 거론…"교통정리 필요"
22대 국회가 제헌국회 이후 처음으로 반쪽 출발했다. 여야간 원 구성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소집해 국회의장단을 선출하자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회의 참석 자체를 거부하면서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야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 시도에 맞서는 차원에서 국회부의장 후보를 내정하지조차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등 범야권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어 총 투표수 192표 중 190표로 우원식 의원(5선·서울 노원갑)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이학영 의원(4선·경기 군포)은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으로 뽑혔다. 국민의힘은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표결이라 강조하며 본회의 자체에 불참했다. 여당 불참 속 야당 단독으로 국회가 개원한 것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당 등 야권은 개원 후 7일째 되는 날 국회의장단을 선출하도록 명시된 국회법상 의장단 선출 명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우 의장은 16대 국회 이만섭 전 의장, 17대 국회 김원기 전 의장, 21대 국회 박병석 전 의장에 이어 네 번째로 법정시한 내에 선출된 국회의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5월까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국회부의장 후보를 정하지 않으면서 '반쪽 국회'에 대한 반발의 뜻을 분명히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본희의 표결에 앞서 가진 의사진행발언에서 "본회의가 열렸다고 하지만 여야 간 의사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는 성립할 수도 없고 적법하지도 않다"면서 협의되지 않은 의장단 선출에 반발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여야 원 구성 협상 진행 상황에 맞춰 국회부의장 후보를 선출하겠단 입장이다. 운영위원장·법사위원장·과방위원장 등을 둘러싼 야당과의 협상을 완료하고 나서야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21대 국회 전반기에도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자, 국민의힘은 5선 중진 정진석 의원을 국회부의장으로 내정하고도 1년 넘게 공석으로 비워둔 전례가 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민주당 출신 의원들만으로 구성된 국회의장단을 방치하면 오히려 '입법 독주'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국회부의장 자리는 4년의 국회 임기 중 2명 밖에 할 수 없는데, 시간을 마냥 흘려보내다보면 이 자리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걱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 당 안팎에서 국민의힘 소속 국회부의장 후보로는 당내 최다선인 6선의 주호영(대구 수성갑)·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관행대로라면 1960년생인 주 의원이 전반기 부의장을 먼저 맡고, 1968년생인 조 의원이 후반기 부의장을 맡으면 된다. 하지만 주 의원과 같은 대구·경북 출신 추경호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첫 원내사령탑을 맡았기 때문에, 지역 안배를 고려해 순서를 맞바꿔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민주당 출신 의장단의 선수를 고려해 4선 의원이 부의장을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원식 의장이 5선인데 5선 국회의장 아래에서 6선 중진이 부의장을 맡고 있는 게 모양새가 이상할 수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21대 국회 때는 민주당 출신 전후반기 국회의장이 각각 박병석 전 의장(6선)과 김진표 전 의장(5선)으로 선수가 높아 이런 문제가 없었다. 국민의힘은 각각 충남과 충북 출신의 5선 중진인 정진석·정우택 의원이 전후반기에 순차적으로 국회부의장을 맡은 바 있다.
4선급에서 거론되는 부의장 후보로는 이종배(충북 충주),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등이 있다.
이에 당내에선 선제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4선이 부의장으로 가야 한단 얘기도 일리는 있지만, 오히려 의장보다 선수가 높은 6선이 맡으면 민주당이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쓰지 않겠느냐"라며 "결정되지 않으니 부의장 관련해서 벌써부터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 만큼 당내에서라도 먼저 교통정리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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