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건축, 곶자왈 반딧불이…'제주의 밤' 즐기는 법

최승표 2024. 6.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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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섭지코지 안에 자리한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올여름 미술관 정원을 특별 개방해 밤마실을 즐기며 건축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휘닉스호텔앤리조트

최고 기온 30도를 넘나드는 여름이 시작됐다. 이제 뙤약볕 아래서 산책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밤은 괜찮다. 선선한 초여름만큼 밤마실을 즐기기 좋은 때도 없다. 색다른 밤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제주도를 주목하자. 건축과 청정 자연, 우리네 전통문화를 두루 즐길 수 있는 제주 야간 여행 스폿을 소개한다.


별빛 보며 미술관 정원 산책


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밤 풍경이 낭만적이다. 사진 휘닉스호텔앤리조트
휘닉스아일랜드는 지난 4월부터 섭지코지에 자리한 ‘유민 아르누보 뮤지엄’ 앞 정원을 야간에 개방했다. 아르누보 뮤지엄은 100여년 전 프랑스 낭시 지역에서 융성했던 유리 공예를 전시한 미술관이다. 전시 작품도 특별하지만 미술관 건물과 정원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다. 세계적인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오후 6시 미술관이 문을 닫으면 정원도 들어갈 수 없었다. 야간 개방 이벤트로 밤의 미술관 정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오후 6~11시 정원을 산책하면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거장의 작품이 더 신비롭게 다가온다. 클래식 음악 선율도 더해진다. 성산일출봉 앞에 자리한 ‘플레이스캠프 제주’ 투숙객은 1만원만 내면 화·목·토요일 오후 7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미술관 밤 산책을 다녀올 수 있다.

풍악 울리는 제주목 관아


조선 시대 제주목사가 있었던 제주목 관아에서는 '귤림 야행'이 진행된다. 풍악 공연, 버스킹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제주도
제주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제주목 관아’가 있다. 조선 시대 제주를 다스리던 지방관인 제주목사가 업무를 보던 관청 건물이다. 제주목 관아는 5~10월 야간 무료 개방과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접목한 ‘귤림 야행’을 진행한다. 귤림은 귤나무 숲을 뜻하는 말로, 관아 안에 ‘귤림당’ 건물이 있다. 5~10월에는 월·화요일만 피하면 오후 6시부터 9시 30분까지 밤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밤에는 수문장 교대식과 풍악 공연을 볼 수 있고, 마지막 주 금요일 밤에는 버스킹 공연이 펼쳐진다.

별 보러 중산간 가볼까


서귀포 중산간에 자리한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은 노인성이 잘 보인다. 사진 서귀포천문과학문화관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1139번 지방도로에는 의외로 알려지지 않은 근사한 장소가 많다. 한라산 남서쪽 중산간에 2006년 들어선 ‘서귀포천문과학관’이 대표적이다. 천문·우주와 관련한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고, 별 관측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 있다. 과학관은 천체와 태양을 관측할 수 있는 천체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상의 밤하늘과 디지털 영상을 감상하는 천체 투영실도 갖췄다. 서귀포천문과학관은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별 ‘노인성(canopus)’을 관측하는 명당으로 소문났다. 입장료는 어른 2000원이고, 오후 2~10시에 방문하면 된다.

곶자왈 걷고 반딧불이도 보고


제주 청수리 곶자왈은 국내 최대 '운문산 반딧불이' 서식지다. 6~7월 반딧불이 축제를 진행한다. 강정현 기자
제주 한경면 청수리는 한국을 대표하는 반딧불이 서식지다. 6~7월에 성충이 된 반딧불이의 구애 활동이 가장 활발한데 이때를 맞춰 청수리 마을 주민이 반딧불이 축제를 연다. 청수리에는 205만㎡(65만 평) 면적에 달하는 곶자왈 지대가 있다. 곶자왈은 수목과 덤불이 뒤섞인 제주 원시림을 일컫는다. 빛 공해와 오염원이 없어서 반딧불이를 관측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으로 꼽힌다. 축제 기간에는 예약자에 한해 마을 주민과 함께 곶자왈을 걸으며 반딧불이를 구경할 수 있다. 코스는 3개(1.5㎞, 2.6㎞, 3㎞)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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