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50% 반영 땐 유승민도 대표된다?…與당권 가를 변수 넷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50일가량 앞으로 다가오며 잠재 당권 주자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당 안팎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경우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다.
①지도체제 바꾸나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될 경우 한 전 위원장의 지지율에 따라 잠재 당권 주자들이 상당수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에 맞선 나머지 후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친한 대 비한’ 구도의 일 대 일 대결을 벌인다면 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차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반면 안철수 의원과 수도권 원외 인사 등이 주장하는 집단지도체제는 1등이 당 대표를 맡고 차점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다. 이 경우 1등을 하지 못해도 지도부 입성이 가능해 상당수 중량급 인사들이 부담을 덜 안고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생각이 다른 중량급 인사들이 최고위에서 이견을 조율하며 대통령실과 당 대표 사이 완충지대를 만들어 ‘수직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첫목회’ 토론회에서 “당정관계 흐름을 바꾸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1위가 대표를 맡고 2위가 부대표 및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하이브리드(절충형)’ 집단지도체제를 제시했다. 그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현 지도체제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당 대표가 6번 바뀌었다”며 “당 대표와 체급이 같은 부대표를 둬서 당의 안정을 기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에선 현 지도체제 유지 여론이 상대적으로 커, 특위에서 지도체제 변경으로 의견을 모으더라도 의결 권한이 있는 당 비대위나 전국위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일각에선 ’집단지도체제가 되면 당 대표의 리더십이 약해져 당이 ‘봉숭아 학당’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②민심 반영 얼마나
이번 전당대회에선 민심 비중을 얼마로 하느냐가 관건인데, 당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8 대 2’가 다수 의견이었다고 한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니 당원 의사가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영남 의원)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일동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원외위원장들은 최대 50%까지 (민심)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 지도부가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남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앞서 있다는 게 현재 중론이지만, 민심 반영 비중이 50%가 되면 유승민 전 의원도 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복수 여론조사업체의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압도적 1위지만, 범위를 전체로 넓히면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박빙이다. 여론조사는 당 역선택 방지조항(당헌 제99조)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자’ 또는 ‘지지정당 없음’을 선택한 응답자만 투표할 수 있다. 특위는 지도체제 변경 여부와 민심 반영 비율 등을 포함한 룰 개정 합의안을 12일 당 비대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③윤심(尹心) 향방은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 지지세가 커질수록 대척 관계인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불편한 동거’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집권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윤 대통령과, 3년 임기가 남은 현직 대통령과 부닥치는 게 부담인 한 전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이들은 범야권이 추진 중인 ‘한동훈 특검법’이 관계 봉합의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남 친윤 의원은 “두 사람이 계속 반목하면 공멸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한에 반대하는 세력이 친윤을 중심으로 자연이 뭉쳐질 것으로 본다”며 “그것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④다크호스 있나
당 안팎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ㆍ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친윤계가 5선 권성동ㆍ권영세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서울 강북(도봉갑)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1987년생 초선 김재섭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이다. 기본적으로 비윤 성향의 김 의원은 수도권 기반에다 원외 위원장의 지지도 두터워 한 전 위원장과 일부 지지층이 겹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윤희숙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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