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50% 반영 땐 유승민도 대표된다?…與당권 가를 변수 넷

김기정 2024. 6. 7.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50일가량 앞으로 다가오며 잠재 당권 주자들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당 안팎에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권 도전을 선언할 경우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하다.


①지도체제 바꾸나


김주원 기자
당권 구도를 가를 결정적 변수는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여부다. 현 단일지도체제는 전당대회 1위가 대표가 되고 나머지는 탈락하는 승자 독식 구조다. 비교적 지지율이 높아 당권 쟁취 가능성이 큰 한 전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 측은 현 지도체제 유지를 선호한다. 친윤계를 비롯한 당 현역들도 “조속한 전당대회 개최”를 이유로 지도체제 변경에 반대하고 있다.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될 경우 한 전 위원장의 지지율에 따라 잠재 당권 주자들이 상당수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에 맞선 나머지 후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 ‘친한 대 비한’ 구도의 일 대 일 대결을 벌인다면 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1차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을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반면 안철수 의원과 수도권 원외 인사 등이 주장하는 집단지도체제는 1등이 당 대표를 맡고 차점자들이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이다. 이 경우 1등을 하지 못해도 지도부 입성이 가능해 상당수 중량급 인사들이 부담을 덜 안고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생각이 다른 중량급 인사들이 최고위에서 이견을 조율하며 대통령실과 당 대표 사이 완충지대를 만들어 ‘수직적 당정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대안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이재영 서울 강동을 당협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첫목회’ 토론회에서 “당정관계 흐름을 바꾸기 위해 집단지도체제 도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황우여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1위가 대표를 맡고 2위가 부대표 및 수석 최고위원을 맡는 ‘하이브리드(절충형)’ 집단지도체제를 제시했다. 그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현 지도체제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간 당 대표가 6번 바뀌었다”며 “당 대표와 체급이 같은 부대표를 둬서 당의 안정을 기하는 게 혁신”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에선 현 지도체제 유지 여론이 상대적으로 커, 특위에서 지도체제 변경으로 의견을 모으더라도 의결 권한이 있는 당 비대위나 전국위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일각에선 ’집단지도체제가 되면 당 대표의 리더십이 약해져 당이 ‘봉숭아 학당’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②민심 반영 얼마나


2023년 3월 8일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전민규 기자
국민의힘 당헌ㆍ당규개정특별위원회(특위)는 ‘당원투표 100%’인 현 당 대표 선출 규정에 여론조사(민심)를 반영키로 했다. 지난해 3ㆍ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ㆍ장연대’로 대표되는 친윤계가 상대적으로 민심 지지가 낮던 김기현 의원을 대표로 선출하기 위한 의도로 밀어붙인 현행 규정을 사실상 폐기하는 것이다. 변경 전 규정은 당심 대 민심 비중이 ‘7대 3’이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민심 비중을 얼마로 하느냐가 관건인데, 당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8 대 2’가 다수 의견이었다고 한다.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니 당원 의사가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영남 의원)는 논리다. 반면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일동은 4일 입장문을 내고 “원외위원장들은 최대 50%까지 (민심) 반영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 지도부가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영남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이 앞서 있다는 게 현재 중론이지만, 민심 반영 비중이 50%가 되면 유승민 전 의원도 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복수 여론조사업체의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한 전 위원장의 지지율이 압도적 1위지만, 범위를 전체로 넓히면 한 전 위원장과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박빙이다. 여론조사는 당 역선택 방지조항(당헌 제99조)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자’ 또는 ‘지지정당 없음’을 선택한 응답자만 투표할 수 있다. 특위는 지도체제 변경 여부와 민심 반영 비율 등을 포함한 룰 개정 합의안을 12일 당 비대위에 보고할 예정이다.


③윤심(尹心) 향방은


1월 29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집권당 대표 선출의 경우 대통령의 의중이 승패를 가르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3ㆍ8 전당대회로, 친윤이 내세운 김기현 의원이 당권을 차지했다. 다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데다, 4ㆍ10 총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수직적 당정관계’가 지목돼 대통령실은 물론 친윤계조차 ‘몸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정치권에선 한 전 위원장 지지세가 커질수록 대척 관계인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이 ‘불편한 동거’를 선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집권당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윤 대통령과, 3년 임기가 남은 현직 대통령과 부닥치는 게 부담인 한 전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펴는 이들은 범야권이 추진 중인 ‘한동훈 특검법’이 관계 봉합의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영남 친윤 의원은 “두 사람이 계속 반목하면 공멸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친한에 반대하는 세력이 친윤을 중심으로 자연이 뭉쳐질 것으로 본다”며 “그것을 이뤄낼 수 있는 사람이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나서게 될 것”이라고 했다.


④다크호스 있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5월 11일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봤다는 목격담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사진 디시인사이드 캡처
현재 명시적으로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사람은 없다. 예정대로 7월 25일 전당대회 개최가 확정되면 6월 중순 이후 후보자 등록을 앞두고 잠재 당권 주자들이 속속 출마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선 한동훈 전 위원장과 나경원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ㆍ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친윤계가 5선 권성동ㆍ권영세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내세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 총선 당시 서울 강북(도봉갑)에서 유일하게 당선된 1987년생 초선 김재섭 의원도 당권 도전을 고심 중이다. 기본적으로 비윤 성향의 김 의원은 수도권 기반에다 원외 위원장의 지지도 두터워 한 전 위원장과 일부 지지층이 겹치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윤희숙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