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먼저 내렸다, 경기둔화에 기준금리 0.25%P 인하

김남준 2024. 6. 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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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르드

유로존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를 가진 직후 기준금리를 기존 4.5%에서 4.25%로, 예금금리는 4%에서 3.75%로, 한계대출금리는 4.75%에서 4.5%로 모두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한국은행과 금융사 간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에 적용하는 기준금리만을 정책금리로 치지만, ECB는 기준금리 외에 시중은행이 ECB에 요구지급준비금을 초과하는 예금을 맡기고 받는 예금금리와 ECB가 시중은행에 1일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받는 한계 대출 금리도 정책금리로 포함해 중앙은행이 결정한다.

ECB가 기준금리 방향을 바꾼 것은 2022년 7월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며 금리 인상을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예금금리도 마찬가지로 약 2년 만에 금리를 낮췄다. ECB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줄곧 제로금리를 유지했는데, 2019년 9월에 예금금리만 한 차례 인하했다.

유로존이 경기 둔화 우려에 미국보다 먼저 피벗에 나섰지만, 향후 추가 금리 인하 전망은 불투명하다. 전문가는 ECB가 올해 추가로 두 차례 금리를 더 낮출 수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2.4%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6%로 상승 폭을 확대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실제 이날 ECB는 새로운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대비) 전망치를 기존 2%에서 2.2%로 소폭 올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2.3→2.5%로,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6→2.8%로 올려 잡았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 상승률이 2.5%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물가 상승률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최근 몇 분기 동안 진전에도 임금 인상률이 높아져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고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라가르드 ECB 총재도 이날 금리결정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ECB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는다”며 섣부른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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