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다 빠진 준결승, 프랑스오픈에 이런 날이…
‘새 시대(new era).’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래틱은 5일(한국시간) 디펜딩 챔피언 노박 조코비치(37·세계랭킹 1위·세르비아)가 2024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 나서지 못한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런 표현을 썼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조코비치는 카스페르 루드(27·7위·노르웨이)와의 8강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조코비치는 수술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조코비치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20년 만에 처음으로 조코비치를 비롯해 ‘흙신’ 라파엘 나달(38·275위·스페인),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은퇴·스위스) 등 남자 테니스 ‘빅3’가 모두 빠진 채 프랑스오픈 결승이 열리게 됐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9차례의 프랑스오픈 결승엔 매번 빅3 중 1명 이상이 진출해 우승을 다퉜다. 그중 2015년(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 한 차례를 제외하고 18번의 우승을 빅3가 나눠 가졌다. 클레이(흙) 코트에 강한 나달이 14회, 조코비치가 3회, 페더러도 1회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나달은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7·4위·독일)에게 져 일찌감치 탈락했다. 페더러는 2022년에 은퇴했다.
빅3의 빈자리를 메울 후보는 4명이다. ‘초신성’으로 불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스(21·3위·스페인), 얀니크 신네르(23·2위·이탈리아), 츠베레프 그리고 루드다. 모두 20대로 몇 년 전부터 이미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선수들이다. 츠베레프-루드, 알카라스-신네르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누가 우승하든 생애 첫 프랑스오픈 정상에 오르게 된다. 21세의 알카라스는 가장 어리지만, 가장 경력이 화려하다.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하며 통산 두 차례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프랑스오픈에서는 지난해 준결승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메이저 대회 성적만 놓고 보면 알카라스가 앞서지만, 최근 흐름은 신네르가 더 인상적이다. 신네르는 유일한 메이저 대회 우승을 올해 호주오픈에서 이뤄냈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대회에서 두 차례 더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오픈에서는 2020년 8강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조코비치의 기권으로 신네르는 이번 대회 남은 결과와 상관없이 세계랭킹 1위를 예약했다.
알카라스와 신네르의 상대 전적은 4승 4패로 팽팽하다. 알카라스는 “신네르는 현재 세계 최고의 선수이자 가장 어려운 상대”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신네르는 “세계 1위 등극을 앞둬 기쁘지만, 지금은 준결승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조코비치의 부상으로 4강에 ‘무혈입성’한 루드는 체력 소모가 적어 유리하다. ‘삼수’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겠다는 각오다. 루드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조코비치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고, 2022년 결승에서는 나달에게 져 아깝게 우승 목전에서 물러났다.
츠베레프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벼른다. 그는 프랑스오픈에서 최근 3년 연속 4강에 올랐고, 2020 도쿄올림픽에선 단식 금메달을 땄다. 루드와 츠베레프의 상대 전적은 2승 2패다.
한편 여자부에선 2007년생 신예 미라 안드레예바(17·38위·러시아)가 세계랭킹 2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를 꺾고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만 17세인 안드레예바는 1997년 마르티나 힝기스(은퇴·스위스) 이후 2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최연소 4강 진출 기록을 세웠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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