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얼굴 앞세워 "무조건 300% 수익"…100억 등친 그들
예식장을 운영하는 A씨는 경쟁업체가 폐업한 상황에서 엔데믹으로 결혼 수요가 폭증하자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A씨는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결혼식 당일 예식비용 잔금(90%)의 현금 결제를 유도한 뒤 국세청에 수입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누락한 수입은 수십억원에 달한다. 계약금(10%)은 받았는데 잔금은 받지 않은 장부가 나오면서 국세청은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A씨는 자녀 명의로 웨딩앨범 제작 업체를 설립하고, 이 업체에 용역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기도 했다.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리딩방’을 운영하는 B씨는 유명 연예인을 앞세우고 “무조건 300% 수익” 등 허위 광고로 회원을 모집했다. 유료 회원 1명당 수백~수천만원의 연회비를 현금으로 받아 100억원대에 달하는 수익을 은닉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유명인의 초상권을 무단 사용하는 업체가 대부분이었지만 일부는 연예인과 정식 광고계약을 체결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불법 리딩방, 웨딩업체, 유명 음료제조·외식업체 등 민생침해 탈세자 55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중엔 현금 수입을 신고하지 않은 웨딩업체 5곳과 회삿돈을 빼돌린 음료 제조업체 등 7곳이 포함됐다. 커피·탄산음료 등을 제조하는 한 업체는 법인 자금을 사주의 강원랜드 카지노 도박 자금으로 대줬다가 덜미를 잡혔다.
또 이들 중에선 고수익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한 불법 리딩방 16곳이 포함됐다. 투자 피해가 드러나면 폐업 후 사업체를 다시 설립하는 식으로 책임이나 환불을 회피하는 게 리딩방의 주된 수법이다. 또 현금 결제를 유도하거나 카드로 결제하더라도 카드깡 업체를 이용해 수입금액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신사업이나 코인과 관련한 허위 정보를 이용해 투자금을 편취한 주가조작·사기코인 업체 9곳도 탈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신종 코인을 구매하면 고액의 배당금을 줄 것처럼 속여 사회초년생이나 고령의 은퇴자로부터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었음에도 세금은 탈루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친인척에게 허위 사업소득을 지급하거나 유령 법인을 통해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전국에 수백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는 자녀 법인이 판매하는 비품을 원가보다 3배 비싼 가격에 구매했고, 이를 또다시 부풀린 가격으로 가맹점에 판매했다. 사주는 연간 수십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으면서 사적으로 쓴 비용까지 법인 지출로 회계 처리하기도 했다.
세종=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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