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업체 작년 ‘동해 가스전 보고서’ 파장…정부 “깊이있는 분석 아니다”
정부가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근거 중 하나가 미국 에너지 탐사 전문업체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다. 비토르 아브레우(사진) 액트지오 고문은 7일 한국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그런데 호주 에너지 탐사업체 우드사이드가 지난해 한국과 동해 가스전 공동탐사 사업에서 철수하며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한 보고서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6일 우드사이드가 펴낸 ‘2023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우드사이드는 “탐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더는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한 광구에서 철수했다”며 “트리니다드토바고 심해 5광구 철수 결정과 함께 캐나다, 한국, 페루, 미얀마 A-6광구에서 공식 철수한 것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우드사이드는 2007~2016년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정부가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에 대한 탐사를 진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007년부터 지속해서 탄성파로 지층 구조를 분석해 왔다”고 언급한 곳이 우드사이드다.
우드사이드는 당시 탐사 과정에서 석유가 나올 수 있는 유망 구조를 발견했다. 이후 정부로부터 2019년부터 2029년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조광권(50%)을 확보해 심해 탐사에 나선 이유다. 하지만 우드사이드는 지난해 1월 돌연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공동 탐사 자료 등을 액트지오에 넘겨 심층 분석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우드사이드와 반대 결론을 내린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정부가 받아들인 셈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우드사이드는 보다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을 통해 시추를 본격 추진하기 전 단계인 ‘유망 구조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며 “우드사이드가 유망 구조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해석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석유·가스 개발은 물리탐사를 통한 자료 수집→전산 처리→자료 해석→유망 구조 도출→탐사 시추 과정을 거친다. 우드사이드는 유망 구조를 도출하기 전 철수한 만큼 장래성을 평가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액트지오가 자체 첨단 기술과 노하우 등을 토대로 분석해 이번에 새롭게 유망 구조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신용평가사 S&P는 지난 4일(현지시간) 펴낸 보고서에서 국내 정유업계와 아시아 원유 트레이더를 인용해 “탐사가 상업 생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낮다. 한국의 유전 탐사 프로젝트에 흥분하지 말라”고 밝혔다.
세종=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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