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강제수용소 연상 돼"…뼈만 남은 채 돌아온 우크라 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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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에 억류됐다 자국으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러시아를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인물은 이번에 송환된 전쟁 포로 중 한 명인 로만 고릴리크(40)였다.
당시 모습이 공개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 제56독립차량화보병여단 소속으로 참전했던 볼로디미르 체마부르소프(41)로, 그는 2022년 4월 러시아군에게 포로로 잡혀 약 20개월간 구금됐다가 지난 1월 양국의 포로 교환 협정에 따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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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포로 대부분 체중 감소·만성 질환"
우크라이나 당국이 러시아에 억류됐다 자국으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을 공개하면서 러시아를 규탄했다. 사진 속 전쟁 포로는 거의 뼈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몸을 드러낸 비참한 모습이었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처우 조정 본부가 자국으로 돌아온 전쟁 포로의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러시아와 전쟁 포로 교환에 합의한 끝에 지난달 31일 포로 75명을 돌려받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이날 공개한 사진 속 인물은 이번에 송환된 전쟁 포로 중 한 명인 로만 고릴리크(40)였다.
고릴리크는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검문소에서 경비대원으로 일하다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2022년 3월 러시아군에 잡혀갔다. 러시아에서 2년여간 억류 생활을 하고 돌아온 그는 심각한 체중 감소를 나타냈다. 고릴리크는 거의 뼈밖에 남지 않은 모습으로, 갈비뼈와 쇄골은 툭 튀어나와 있고 배는 움푹 들어간 데다 피부색은 창백했다.
우크라이나 방위군은 CNN에 석방된 포로 대부분이 체중 감소를 겪었고, 몸에 상처가 있었으며, 부상을 치료받지 못한 데 따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포로 처우 조정 본부는 ""돌아온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들의 모습은 인류 역사의 가장 어두운 페이지인 나치 강제 수용소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엑스(X·옛 트위터)에 "포로들이 끔찍한 상태로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며 "굶주림에 의한 고문은 끔찍하고 구타와 폭력은 교묘하다"고 비판했다. 또 "러시아가 국제 인권 협약을 무시하고 있다며 "더 이상 제네바 협약은 없다. 러시아는 또다시 전쟁 범죄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네바 협약은 전쟁으로 인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조약으로, 전쟁 포로를 인도적으로 존엄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내용의 규정 등을 내용으로 삼고 있다.
우크라이나 송환 포로들의 충격적인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월에도 20개월간 러시아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우크라이나 병사의 모습이 공개돼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당시 모습이 공개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 제56독립차량화보병여단 소속으로 참전했던 볼로디미르 체마부르소프(41)로, 그는 2022년 4월 러시아군에게 포로로 잡혀 약 20개월간 구금됐다가 지난 1월 양국의 포로 교환 협정에 따라 석방됐다.
포로로 잡히기 전 체마부르소프는 키 189㎝, 몸무게 95㎏인 건장한 체격이었다. 그러나 송환 후 공개된 그의 모습은 과거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 체마부르소프는 포로로 잡혀있는 동안 체중이 38㎏이나 감소해 몸무게 57㎏인 상태로 고국에 돌아왔다. 이로 인해 눈가와 광대 부분은 푹 꺼졌고, 갈비뼈가 눈에 보일 정도로 온몸이 앙상해졌다. 포로 기간 심각한 기아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알려진 그는 건강을 되찾기 위한 치료를 받고 있다.
체마부르소프는 현지 언론에 "내 건강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안 좋은 상태"라며 "급성 단계의 위염,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위·식도 역류 질환, 소화기 질환, 만성 전립선염 등 여러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루한스크와 러시아 본토 내 구금 시설 등 여러 장소에서 포로 생활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학대와 고문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그들(러시아군)은 포로의 옷을 벗기고 고문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포로가 크게 다쳤다"며 "몽둥이와 전기 충격기 등으로 머리와 가슴, 등, 팔, 다리 등 모든 곳을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석방됐을 때, 혼미한 정신 탓에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체마부르소프의 아내 안나(34)는 남편을 다시 만난 기쁨을 뒤로 한 채 크게 달라진 그의 모습에 오열할 수밖에 없었다. 안나는 "러시아 감옥에 갇힌 우크라이나 포로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남편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알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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