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엔비디아, 애플마저 제쳤다…시총 3조달러 돌파 '세계2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미국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세에 거침이 없다.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기며 애플을 밀어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몸값이 비싼 기업에 올라섰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보다 5.16% 오른 1224.4달러(약 16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시가총액은 3조110억 달러(약 4134조원)를 기록하며 3조 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시총 3조 달러에 도달한 기업은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엔비디아가 세 번째다. 이날 엔비디아 시총 순위는 애플을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시총 1위 MS(3조1510억 달러)와의 격차도 1400억 달러로 줄었다.
엔비디아 주가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이 회사의 시총은 지난해 6월 1조 달러를 넘어서더니 올해 2월 2조 달러, 이번에 다시 4개월 만에 3조 달러를 돌파했다. AI 전용칩 분야에서 세계 시장 80% 이상을 차지하는 엔비디아는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선보이고 있고, 이는 주가 고공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22일 발표한 1분기 매출액은 260억 달러(약 35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69억 달러(약 23조2000억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62.1%, 영업이익은 무려 8배 늘었다.
엔비디아의 주식 분할 조치도 주가 상승에 한몫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오는 10일부터 액면가를 10분의1로 낮추고 주식 수를 10배로 늘려 거래한다고 밝혔다. 주식 분할은 투자자의 심리적 장벽을 낮춰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는 경향이 있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눈이 높은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여기에 주식 분할 조치가 투자자의 부담을 줄이며 투자 접근성을 높인 게 주가를 끌어올렸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신제품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4’를 앞두고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3월 새로운 AI 칩 ‘블랙웰’ 출시 로드맵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에 또다시 신제품 계획을 내놨다.
시장에서 보는 엔비디아 주가 전망은 밝다. 미국 씨티그룹의 스튜어트 카이저는 “엔비디아는 AI 산업에서 실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극소수의 회사 중 하나”라며 “주식이 오를수록 위험도가 커질 수 있지만,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금까지 꽤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오는 2030년 시총 10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기술주 전문 운용사인 I/O펀드의 베스 킨디그 수석기술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는 이미 최고 사양 GPU를 보유한 데 이어 올해 말 신제품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블랙웰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및 자동차 시장에 널리 쓰이며 또다시 엄청난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2011년 말 시총 1위에 오른 애플은 지난 1월에 2년여 만에 MS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데 이어, 5개월 만에 2위 자리에서도 밀려나는 굴욕을 맛봤다. AI 시장 경쟁에서 뒤처진 탓이다.
애플 주가도 조만간 AI 청사진을 내놓을 거라는 전망에 꿈틀대는 모습이다. 박경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10~14일에 열리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이 생성 AI 관련 신규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은 iOS라는 독립적인 운용체제와 휴대폰 등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를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인만큼 AI 분야에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미국 고용시장 둔화에 따른 금리인하 전망이 더해지며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이날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18% 오른 5354.03, 나스닥 지수는 1.96% 상승한 1만7187.91을 기록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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