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놀래" 애들 원해도 절반은 못한다…스트레스 고위험군 급증
9~17세 아동 10명 중 4명은 방과 후 친구와 놀고 싶지만 절반은 그러지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원ㆍ과외는 희망하는 아동의 두 배 이상으로 더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아동복지법 제11조 따라 2013년 처음 시작했다. 5년마다 실시해 2018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9~12월 18세 미만 아동이 있는 5753가구를 방문 면접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0~8세 아동은 주양육자가 대리 응답하고 9~17세는 아동이 직접 응답했다.
조사 결과 9~17세 아동 42.9%는 방과 후 친구들과 놀이터, PC 방 등에서 놀기를 원했다. 실제로는 절반도 안되는 18.6%만 놀고 있어 아동의 희망과 현실 간 격차가 컸다. 학원ㆍ과외는 25.2%만 희망했지만 그의 배 이상인 54.0%가 하고 있었다. 활동 중 집에서 숙제 하기는 18.4%만 원했지만 35.2%가 하고 있었다. 2018년과 비교해 숙제 하기(실제 31.2%, 희망 20.1%), 친구와 놀기(실제 13.8%, 희망 32.7%) 등의 격차가 커졌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간극을 두고 “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못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신 건강 측면에서 고위험군 아동이 증가했다. 9~17세 중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느낀다”라고 답한 아동은 1.2%로 2018년(0.9%)보다 늘었다. 최근 12개월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끼는 등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은 4.9%였다. 극단선택 생각을 한 아동도 2.0%로 2018년(1.3%)보다 늘었다. 아동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복수응답)은 숙제ㆍ시험(64.3%)과 성적(34%)으로 나타났다.
9~17세 아동 10명 중 1명(14.3%)꼴로 비만했다. 2018년(3.4%)보다 4.2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3~8세는 2018년(12.2%)과 2023년(12.3%) 별 차이가 없었다. 전 연령대에서 과체중과 비만율을 합산한 비율이 20%를 넘었다.
생활 습관 변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운동 실천율은 48.1%로 2018년(38.2%)보다 개선됐지만 수면 시간(7.93시간)은 2018년(8.29시간)보다 줄었다. 주중 앉아있는 시간은 2018년 약 524에서 636분으로 늘었다. 하루 90분 꼴이다.
0~8세 아동의 여가 시간 중 전자기기 사용은 늘었다. 스마트폰ㆍ컴퓨터ㆍ태블릿을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주중 27.5%, 주말 36.9%로 2018년(주중 19.7%, 주말 24.2%)보다 크게 증가했다. TV 시청과 책 읽기는 주중과 주말 모두 줄었다. 스마트폰ㆍ컴퓨터 등의 경우 전 연령대에서 모두 이용이 증가했지만 TV 시청은 전 연령대에서 이용이 줄었다.
6~17세 아동 평균 사교육 비용은 2018년 31만6600원에서 2023년 43만5500원으로 10만원 이상 늘었다.
9~17세 아동 대상으로 보니 영어(74.0% → 69.0%), 수학(73.9% → 68.9%) 과목에서 사교육 경험 비율이 줄었다. 다만 나머지 국어(74.0% → 69.0%), 사회(8.0% → 13.4%), 과학(11.4% → 18.9%), 예체능(25.7% → 28.4%) 등 다른 과목에선 증가했다.
사교육 시간은 수학(주당 244.13분 → 주당 250.02분), 영어(주당 247.90분 → 주당 235.86분)는 각각 1순위, 2순위로 나타났다. 사교육 열기와 달리 상급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아동은 감소(95.5→85.5%)하고 취업‧창업 등을 희망하는 아동이 증가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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