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우드사이드 “한국 가스전 장래성 없다” 논란…정부 “사실 아냐”

한영혜 2024. 6. 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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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가스전. 사진 HD현대중공업

호주 석유개발회사인 우드사이드가 ‘포항 영일만 가스전 매장 가능성’ 관련, 지난해 공동탐사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장래성이 없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일자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6일 즉각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우드사이드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3년 반기 보고서’를 보면 “우드사이드는 탐사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장래성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며 그 대상 중 한 곳으로 ‘한국’을 언급했다. 보고서에는 “여기에는 트리니다드토바고 심해 5광구 철수 결정과 함께 캐나다, 한국, 미얀마 A-6 광구에서 공식 철수한 것이 포함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석유공사와 이번에 정부가 대규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한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에 대한 탐사를 공동으로 수행한 바 있다. 탐사 과정에서 석유가 나올 수 있는 유망구조가 발견되자 2019년 석유공사와 함께 정부로부터 오는 2029년까지 해당 지역에 대한 조광권을 확보하고 심해 탐사에 나섰다.

당시 우드사이드는 같은 광구에서 대규모 가스전을 발견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탐사사업 재개를 희망했으며, 석유공사가 이에 동의해 양사가 각각 50% 지분으로 조광권을 다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지난해 1월에 이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우드사이드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포기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의 개발 가능성을 정부가 부풀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탐사 사업에 대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1월 철수했던 내용의 기사 링크를 공유하며 “십중팔구(성공 확률 최대 20%) 실패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액 국민 혈세를 투입하는 것도 걱정이고, 주가 폭등에 따른 추후 주식투자자 대량손실도 걱정된다”며 “막판 대역전을 외치며 수천억을 쏟아붓고 결국 국민을 절망시킨 부산엑스포가 자꾸 떠오른다”고 했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세계 굴지의 자원 탐사 업체인 우드사이드가 버린 곳을 액트지오가 받아서 180도 다른 결과를 냈다”고 주장했고,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SNS에 우드사이드와 액트지오의 본사 외경 사진을 공유하며 “우드사이드 VS 엑트지오”라고 했다.

이에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우드사이드가 지난 2022년 7월 철수 의향을 표시하고 작년 1월 철수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는 (우드사이드가) 2022년 6월 호주의 자원개발기업 BHP와 합병하면서 기존 추진 사업에 대한 전반적 재조정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드사이드는 보다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을 통해 시추를 본격 추진하기 전 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따라서 마치 우드사이드가 유망구조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는 해석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석유·가스 개발 과정은 물리탐사를 통한 자료 수집, 전산 처리, 자료 해석 등 과정을 거친 뒤 유망구조를 도출하고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우드사이드는 유망구조 도출 전 철수했기 때문에 ‘장래성’에 대해 책임 있게 평가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설명이다.

석유공사는 그동안 축적된 탐사 자료와 우드사이드가 철수하면서 넘겨준 자료, 자체 추가 탐사 자료 등을 작년 2월 심해 탐사 기술 분석 전문기관인 액트지오에 의뢰해 자료 해석을 진행했다며 “액트지오는 자체 첨단기술과 노하우 등을 토대로 분석해 이번에 새롭게 유망구조를 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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