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에스파와 어깨 나란히…13개 대학축제 휩쓴 걸그룹 정체

황지영 2024. 6. 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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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입실리티 무대에 오른 걸밴드 QWER. 사진 타마고 프로덕션

최근 전국의 13개 대학축제를 휩쓸었다. 해군사관학교, 육군방공학교, 수도방위사령부 등 군부대 행사도 끊이지 않는다. 8월 2일엔 국내 대표 음악축제인 ‘2024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데뷔 1년도 안 돼 각종 무대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걸밴드 QWER(큐더블유이알, 쵸단·마젠타·히나·시연) 이야기다. 이들은 음원 차트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 4월 1일 발매한 노래 ‘고민중독’은 2개월이 넘도록 멜론 차트 톱10을 유지 중이다. 5일 기준 멜론 차트에서도 에스파, 뉴진스, 이클립스(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OST), 지코, 아이브에 이어 7위에 랭크했다.

군부대 프로그램에 출연한 QWER. 사진 위문열차


QWER 멤버 히나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기대 이상의 사랑을 받아서 정말 놀랍다. 데뷔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음에 영광이다. 우리의 음악을 듣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플루언서와 일본 아이돌


QWER은 리더 쵸단(드럼, 서브 보컬), 마젠타(베이스), 히나(기타, 키보드), 시연(메인 보컬, 기타)의 네 멤버로 구성됐다. 쵸단, 마젠타, 히나는 유명 인플루언서 출신이다. 시연은 일본의 유명 걸그룹 NMB 48 활동을 졸업하고 QWER에 합류했다.

한국인 최초로 일본 메이저 걸그룹의 정규 멤버로 활동했던 시연은 “늘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활동했던 것도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QWER에 끌린 이유에 대해선 “걸밴드라는 또 다른 도전, 여러 분야에서 활동했던 멤버들이 하나가 되는 과정 등 모든 부분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유튜브에는 QWER의 인기에 대해 분석한 영상들이 많다. 사진 유튜브 채널 '생활변화관측소'


이들을 발탁한 유명 운동 유튜버 김계란(채널 피지컬갤러리)은 자체 유튜브 콘텐트 ‘최애의 아이들’을 통해 팀 결성 과정을 모두 공개했다. QWER이라는 그룹명은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공격키에서 따왔다.

김계란은 “멤버들이 데뷔 전부터 온라인 중심으로 많은 활동을 해왔기에 엔터테이너로서도 큰 장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음악 뿐만 아니라 여러 콘텐트를 통해 멤버들의 다양한 매력을 알릴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저한 제작 분업화


QWER의 활동은 철저히 분업화돼 있다. 숙소 공개, 비하인드, 숏츠 등의 콘텐트는 김계란의 활동을 지원하는 3Y코퍼레이션(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의 타마고 프로덕션이 맡았다. 결성 때부터 ‘성장형 걸밴드’를 표방했기에 완벽한 무대 모습이 아니라도, 팬을 위한 콘텐트를 끊임없이 보여준다.
QWER이 출연한 유튜브 예능들. 사진 유튜브

QWER은 김계란을 따라 유튜브 생태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라이브 무대부터 토크쇼, 먹방 등 유튜브 인기 예능에 출연해 조회수를 끌어올리며 자신들의 인지도를 높였다. 유튜브에서 만난 윤하, 카더가든, 소란 등 밴드 사운드를 잘 아는 선배 가수들과의 교류는 멤버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됐다.

이들의 음악은 프리즘필터가 제작한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의 메인 프로듀서 범주가 리더를 맡고 있는 뮤지션 회사다. QWER의 데뷔곡 ‘디스코드’부터 히트곡 ‘고민중독’ 등은 프리즘필터 소속 작가진이 트렌디한 그룹 사운드를 연구해 내놓은 결과다.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생활변화관측소는 청량한 매력의 노래들이 뒷받침되면서 QWER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봤다. K팝 그룹의 경우 멤버들이 우선 순위 키워드로 잡히는데, QWER의 경우 노래 관련 키워드가 앞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달엔 지상파 음악방송 출연 없이, 음원성적 만으로 MBC ‘쇼 음악중심’ 1위 후보에 올랐다.

4월 발매된 '고민중독' 티저. 사진 타마고 프로덕션


쵸단은 “음악 방송도 언젠가는 출연해보고 싶다.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활동 중”이라면서 “우리의 음악과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히나는 “끈끈한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는 것이 우리만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밴드 열풍 타고 롱런 가능성


데이식스, 실리카겔 등 메이저와 마이너를 가리지 않고 불고 있는 밴드 열풍도 QWER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임희윤 대중음악 평론가는 "QWER의 성공은 태생적인 서브컬처 이미지에 청량감 있는 팝 록이 더해지며 시너지를 낸 결과"라며 "서브컬처적인 느낌과 대중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자신들 만의 색깔을 만들어간다면 독보적인 뮤지션으로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젠타는 “우리가 댄스 그룹이었다면 이렇게까지 주목받진 못했을 것 같다. 응원해주시고 좋은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쵸단은 “각자의 연주로 풍부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의 무기다. 다른 일을 하다가 (음악에) 도전한 우리들처럼, 우리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타마고 프로덕션

황지영 기자 hwang.je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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