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날 고소해라" "특별한 것 안 먹어"…김정숙 기내식 논란 격화

2018년 11월 인도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가 환영 인파를 향해 두 손을 모아 인사하는 모습. 연합뉴스

6000만원 호화 기내식 논란 등 김정숙 여사 관련 공방이 문재인 전 대통령 참전으로 격화되고 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타지마할에 굳이 가시고 싶으면 전용기를 동원하지 않고 민항기를 타더라도 밥과 빵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민항기엔) 빵만 나오느냐”고 적었다. 전날 문 전 대통령이 “한식세트냐 양식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지밖에 없었다.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이라고 해명한 점을 비꼰 것이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2018년 11월 4~7일 김 여사의 인도 방문 관련 문화체육관광부-대한항공 수의계약서에 따르면 전용기(공군 2호기) 기내식 비용은 6292만원이었다. 탑승자 36명이 네끼 식사를 했는데 산술적으로는 한 끼에 43만7000원이 소요됐다.

하지만 문체부·대한항공 모두 식사내용을 밝히지 않아 의구심만 커지고 있었는데 문 전 대통령이 “밥이냐 빵이냐 정도의 선택지”라고 해명한 게 논란을 더 키운 모습이다. 청와대 부대변인 자격으로 김 여사와 동행한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6일 MBC라디오에서 “특별하거나 무슨 대단한 것을 먹었던 기억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2018년 11월 당시 인도를 방문 중인 김정숙 여사가 인도 우타르프라데시(UP)주 아요디아에서 열린 디왈리 축제 개막식에서 열린 전통 염원 행사에 참석해 '등(아르띠)'을 들고 한·인도 양국의 우호를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문재인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김정숙 여사는 명확한 근거 없이 명예훼손을 한 사람들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윤 의원이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여권은 김정숙 특검법을 발의한 윤상현 의원과 관련 의혹을 제기한 박수영·배현진 의원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박수영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막는 게 전직 대통령과 영부인이 할 일인가”라며 “빨리 고소하셔라. 김 여사에 대한 고소인 조사가 끝나면 저도 피고소인 조사에서 성실히 임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이라면 뭐가 허위이고 근거자료는 뭔지 김 여사 스스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이 공개한 일정표에 ‘11월 7일 타지마할 관람’이 명기된 점도 논란거리다. 그간 문재인 청와대 측은 “김 여사의 타지마할 방문은 사전엔 없었고, 현지에서 인도 측 요청으로 간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하지만 공개 일정표로 인해 현지에서 즉석 방문이 아니라 사전에 조율된 것이 사실상 확인됐다. 배현진 의원은 “거짓말도 입이 맞아야 할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