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우희, ‘더 에이트 쇼’를 위한 치열한 고민 [D:인터뷰]

장수정 2024. 6. 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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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 그리고 배우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많은 것들을 보면서 채워 나가고파”

배우 천우희가 연기한 ‘8층’은 ‘더 에이트 쇼’에서 가장 과감하고 도발적인 캐릭터였다. 현실에 발 디딘 캐릭터로 공감을 끌어내던 천우희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래서 ‘8층’이 더 반가웠던 천우희는 산을 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더 에이트 쇼’를 완성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천우희가 연기한 8층은 층에 따라 계급이 나뉘는 게임 안에서 권력자로 군림하게 되는 인물이다.

ⓒ넷플릭스

빚이 쌓여 위험한 게임인 줄 알면서도 돈을 위해 ‘더 에이트 쇼’에 참가한 참가자들도 있지만, 8층은 오로지 이 게임을 즐기며 독특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도발적으로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다가도, 속을 알 수 없는 기묘한 태도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면서 ‘더 에이트 쇼’만의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천우희는 여느 현실적인 인물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8층이라 더욱 만족하며 연기했다.

“8층은 너무 현실감이 들면 혐오스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웹툰이 원작이기도 하지만, 8층의 캐릭터적인 특징을 살리면 좋을 것 같았다. 8층은 조금 비현실적이어야 ‘저 또라이’라고 하면서 즐겁게 받아줄 것 같았다. 텐션감을 유지하려고 했다. 이야기가 점점 무거워지고, 잔혹할 수 있는데 8층이 때로는 긴장감을 불러일으키지만, 전체적으론 환기가 되길 바랐다. 선을 잘 타고 싶었다.”

이에 오히려 8층의 독특한 행동들의 이유를 고민하지 않았다. ‘기승전결’을 통해 완성하는 캐릭터가 아닌, 그 상황을 그저 즐기는 8층처럼 천우희도 8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 것. 선도, 악도 아닌 8층 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다.

“‘왜’가 중요한 인물은 아니라고 여겼다. 이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 간의 관계도 전혀 없고, 가지고 있는 정서도 없다. 서사도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납득을 시킬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그냥 8층은 의도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의도가 있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인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걷어내려고 노력했다.”

‘자유분방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8층이 지나치게 ‘섹슈얼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도발적이고, 과감한 행동을 일삼는 8층의 특성상 다소 자극적인 표현들이 있었던 것이다. 천우희 또한 ‘1차원적인 8층의 행동이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은 아닐까’ 거듭 고민하면서 ‘디테일하게’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넷플릭스

“제가 경계한 건, 계속 반복되는 8층의 행위들이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사실 3층만 각성을 하고 변화를 겪지,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면은 있었다. 저는 그저 제 몫을 충실하게 수행하려고 했다. 쾌락과 유희, 자극의 끝인 인물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부분들은 표현을 하려고 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감사했지만, 8층은 천우희에게도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러나 천우희는 ‘매 작품, 매 캐릭터가 힘들다’라며 ‘이번에도 산을 잘 넘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간 늘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해 온 천우희는 지금처럼, ‘도전’을 마다하지 않으며 연기 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즐거운 연기를 한다고 해서 또 마냥 즐거운 건 아니다. ‘가장 적절한 표현은 무엇일까’ 그 고민을 언제나 한다. 그러면서도 고민보다 쾌감이 클 때도 있다. 이번엔 뒷부분으로 갈수록 극적인 감정을 보여주는데, 그게 재밌었다. 깃발을 꽂는 느낌으로, 항상 산을 오르고 내리는 느낌이 든다. 정복이라기보단 매번 어렵고, 매번 힘들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을 그래도 느끼는 것 같다.”

다양한 도전을 위해, 전과는 다른 시도도 해보고 있다. 과거엔 ‘휴식’이 충전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아웃풋’을 위해 ‘인풋’에도 신경을 쓰며 다채로운 표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예전엔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집에만 있었다. 그게 내게 가장 잘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시간들이 아까워지는 순간이 오더라. 연기 자체, 그리고 배우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개인적인 삶도 들여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요즘엔 산책, 여행을 하곤 한다. 많은 것들을 보면서 채워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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