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서 자전거 타다 굴러온 공에 쾅…6062만원 배상 받았다

김정연 2024. 6. 6.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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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한강공원 축구장 2015년 자전거사고 이미지. 네 귀퉁이의 주황색 동그라미는 울타리가 쳐져있지 않은 출입구다. 네이버지도 캡쳐


한강공원 축구장의 울타리가 없는 틈으로 빠져나온 축구공에 맞아 자전거 사고를 당한 시민에게 서울시가 사고로 인한 손해의 50%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중앙지법 민사 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지난달 14일 시민 A씨가 서울시 및 서울시의 단체배상보험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총 6062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시가 공공시설인 축구장의 설치‧관리를 잘못해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보험사와 함께 A씨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져야한다는 것이다.


굴러나온 공에 자전거 사고… 뼈는 붙었지만 통증 시작


A씨는 2015년 4월 자전거로 양화한강공원 축구장 옆 자전거 전용도로를 통해 여의도 방면으로 달리던 중 갑자기 축구장에서 튀어나온 축구공이 자전거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로 굴러 들어오며 걸려 넘어졌다. 축구장 테두리에는 3m 높이의 철망 울타리가 있었지만 이용객들이 출입하는 네 모서리 출입구에는 약 2m~6m 폭으로 울타리가 없는데 그 사이로 공이 빠져나온 거였다. A씨는 오른쪽 어깨를 부딪히며 넘어졌고 병원에 가서 ‘어깨 뼈의 작은 골절이 있지만 수술 없이 고정해두면 붙는다’는 진단을 받고 이후 뼈도 붙었다. 다만 어깨 통증이 계속돼 물어보니 “기존에 퇴행성 질환인 ‘어깨충돌증후군’이 있었는데 사고 이후 그로 인한 통증이 시작된 것뿐”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경찰관이었던 A씨는 2023년까지 계속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았고 2022년 이 소송을 냈다. 그간 손해사정 및 법원 의료감정 등으로도 상당 시간이 소요됐고, 서울시가 ‘이미 지급한 보험금으로 배상은 다 했고 위자료는 100만원이면 충분하다’며 조정신청을 내는 등 우여곡절이 많아 사고 이후 9년이 지난 뒤에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法 “서울시 책임 50%, 위자료 500만원” 9년만 1심


법원은 기본적으로 서울시가 울타리를 설치하지 않은 부분으로 굴러나온 축구공으로 인해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서울시의 과실을 인정했다. 국가배상법 5조 1항이 정하는 ‘공공의 영조물 설치‧관리 하자’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공이 축구장 모서리에서 굴러나와 약 7m를 이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A씨가 속도를 줄여 서행하며 축구장 쪽을 예의주시했다면 공을 충분히 피할 수도 있었을 거라며 A씨의 과실도 20%는 있다고 봤다. 당시 ‘A씨가 앞서던 자전거를 추월해 정상 주행하던 중 공에 맞아 넘어졌다’는 진술을 바탕으로 했다. 법원은 A씨가 기저에 가지고 있던 질환을 감안해 책임의 30%도 제하고 서울시가 총 50%의 책임을 지라고 했다.

법원은 A씨가 부상·통증으로 사고 시점부터 감정 이후 3년이 되는 2026년까지 노동능력을 18% 상실했다고 보고 그 기간 동안 봉급 손해액을 약 1억 457만원으로 봤다. 이미 쓴 치료비 1059만원에 앞으로 예상되는 치료비 647만원도 더한 뒤 이 전부에 대해 절반을 서울시가 지급해야 한다고 했다. 별도로 위자료 500만원도 물렸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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