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악재 하나 사라졌다…검사끼리 염문설에 조지아 재판 중단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평결에 대해 트럼프 지지자 일부가 이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11월 대선 전 선고 가능성이 남아 있었던 또 다른 형사 사건인 조지아주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한 재판이 5일(현지시간) 중단됐다. 조지아주 항소법원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기소한 패니 윌리스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검사장의 자격 박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 재판을 중단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재판 중단 결정이 내려진 이유는 수사팀 검사들 사이의 염문설 때문이다. 트럼프 측은 자신을 기소한 윌리스 검사장이 부적절한 관계이던 네이선 웨이드 특별검사를 수사팀에 합류시키고 금전적 이득을 취했기 때문에 공소 제기에 흠결이 있다는 논리를 펴왔다. 이에 지난 3월 고등법원은 웨이드 검사의 수사팀 배제를 전제로 재판을 지속하라고 결정했지만, 이날 항소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트럼프 재판은 ‘염문 재판’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날 결정에 따라 윌리스 검사장 관련 재판의 구두변론은 10월 4일 진행되고, 결정은 내년 3월께 이뤄질 예정이다. 이후 시작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가 대선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큰 짐 하나를 덜어낸 것으로 보인다.
조지아는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대표적인 경합주 중 하나로 꼽혀왔다. 만약 대선 전에 조지아주에서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이어 또 다른 유죄 판결이 나왔다면 조지아의 표심에도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적지 않을 거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실제 이날 퀴니피액대가 공개한 조지아주 유권자 상대의 여론조사에서도 가능성이 확인됐다.
이날 조사에서 ‘당장 오늘 투표한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49%의 지지율을 얻으며 44%에 그친 조 바이든 대통령을 앞섰다.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지난달 30일 나온 성추문 입막음 사건에 대한 유죄 평결에 대한 입장을 물었더니, 응답자의 22%가 “지지 성향이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만약 조지아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조지아주에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중 5분의 1 가량이 지지 여부에 대해 재고할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측도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유죄 평결을 계기로 총공세를 펼쳐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죄 평결 당일인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에 미국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영토 금지 조치를 해제했고, 31일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4일엔 강경한 불법 이민자 대책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3가지는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 평가 비율이 높았던 대표적 분야다.
외곽 단체의 '지원사격' 계획도 속속 나왔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을 지원하는 ‘클라이미트 파워’와 ‘퓨처 포워드 유에스에이 액션’등 2개 비영리단체는 조지아를 비롯한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6개주에 두 달간 5000만 달러의 광고를 추가로 집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3300만달러의 광고비를 후원한 ‘큰손’이다. ‘아메리칸 브릿지 21세기’ 수퍼팩도 대선 기간 1억 4000만 달러의 지원을 예정하고 있고, 미국 최대 성소수자 단체인 ‘후먼 라이츠 캠페인’ 역시 1500만 달러의 후원 계획을 공개했다. 이들의 지원 역시 주요 경합주에 집중될 예정이다.
그러나 조지아에서의 추가 형사 재판 결과 공개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선 트럼프의 사법 리스크를 계기로 한 추격의 동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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