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복동 할머니의 바람, 전쟁 없는 세상 만들자"

김철관 2024. 6. 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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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일본 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김복동평화문화제 열려

[김철관 기자]

▲ 평화선언문 낭독 평화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철관
"김복동의 평화가, 우리의 평화다."

인권평화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를 기억하는 김복동평화문화제가 김복동의 희망(대표 김서경·권미경) 주최로 5일 오후 7시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 열렸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20여 년간 일본 정부 사죄 등을 요구하며 수요집회를 이어왔지만, 일본 정부는 아무것도 변하는 것이 없다"고 성토했다.

발언을 한 권미경(연세세브란스병원노조 위원장) 김복동의 희망 공동대표는 "지난 4년 혐오와 비난으로 윤미향도 어려웠지만, 김복동의 희망도 많이 힘들었다"며 "희망을 따라야 하는 우리 단체가 정말 희망스럽지 못한 좌절의 시간을 견뎌내고, 오늘 처음으로 고민 끝에 이 집회를 평화롭게 만들었다. 이것을 시작으로 김복동의 희망이 할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김복동 평화선언문을 통해 "할머니는 '전쟁 없는 나라가 돼 후손들이 마음 놓고 살아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일본의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전시 성폭력과 강제동원을 비롯한 전범 역사를 부정하고, 교과서를 왜곡하고, 급기야 전범의 상징인 전범기를 단 자위대가 한반도에 발을 디뎌도, 그저 윤석열 정부는 친일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 김복동평화문화제 5일 오후 7시 서울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김복동평화문화제 모습이다.
ⓒ 김철관
   
올해 첫 열린 김복동평화문화제에서는 호주, 독일, 일본에서 온 평화활동가들이 발언을 했다. 시민운동가 윤미향 전 국회의원, 독일 평화의 소녀상 지킴이 한정화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 김복동의 희망 김서경·권미경 공동대표,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 등의 발언이 이어졌고, 고인의 '27년 간의 투쟁'을 담은 영상도 상영됐다.

제일조선학교 김복동 장학생(유민, 구산하)의 편지 낭독, 조선학교 차별철폐를 부르짖고 있는 몽당연필 노래모임 '가그린', 대학생 노래 동아리 '하다'의 노래 공연과 율동 공연도 이어졌다.

이날 시민운동가 윤미향 전 국회의원은 22대 국회를 향해 "다시는 피해자들의 인권을 훼손하고 명예를 훼손하는 그런 망언, 역사 부정, 피해자들의 인권 탄압과 유린 등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보완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이 걱정했던 '또다시 이 땅에 전쟁이 나면 우리와 같은 피해자가 생긴다, 그러니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그 절절한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을 윤석열이 막아주냐"며 "윤석열은 지금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 윤미향 전 의원 시민운동가 윤미향 전 국회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 김철관
 
김복동 장학생 구산하씨는 "20살 대학에 입학 했을 때, 이 평화의 거리에서 할머님을 처음 보았다"며 "그때 할머님은 참으로 힘이 넘치셨다"고 말했다. 이어 "사죄도 반성도 없는 일본에게는 불호령을 내리셨고,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는 웃음과 큰 기운을 주셨다"며 "그 말씀 때문에 날씨가 덥거나 추운 날에도, 일본의 그칠 줄 모르는 만행에도 수요시위 현장은 언제나 희망이 넘쳤다"라고 말했다.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한 나라의 평화가 깨지면 온 가정이 불행해진다"며 "사랑, 우정, 아내, 아이들, 꿈, 미래, 내 목숨 등이 다 끝나는 것이 전쟁이다, 그래서 전쟁은 악마"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 '돼지 엄마'라고 소개한 임계재씨는 "20년 전 일본군 성노예 관련 논문이 발표되고, 지난 2005년 6월부터 이곳 평화로에 나오기 시작했다"라며 "당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시민들을 동참시켜야겠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허권 한국노총 전 통일위원장은 "여성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은 전쟁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사회를 향한 우리 시대의 정신을 이야기했다"며 "우리 모두 다함께 김복동의 희망을 만들어 가자"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지키자 평화의 소녀상, 만들자 전쟁 없는 세상' 등의 손팻말을 들었다.

한편 '김복동의 희망'은 평화운동가, 여성운동가, 인권운동가 고 김복동 할머니 뜻을 이어받아 실천하고 있는 단체이다. 특히 우리 사회 민주화와 평화, 통일, 인권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사회활동가들을 지지하고 후원하고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등 전시 성폭력 피해자와 손을 잡고 인권회복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할머니는 지난 2016년 5월 17일 '내가 전쟁 때 태어나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공부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이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라고 하며,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5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 씨앗으로 '김복동장학기금'을 시작했고, 2018년 10월 22일 '김복동의 희망'으로 단체 명의를 변경했다. 현재 재일 조선학교를 대상으로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지난 2019년 1월 3일 서울시 비영리 민간단체로 등록했고, 그해 1월 18일 김복동 할머니가 영면했다.

지난 2019년부터 현재까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대학생 자녀 장학사업, 김복동 희망학교, 한글연구지원, 재일 조선 유치원 및 학교 지원 등의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0년 3월 13일 <수원시민신문> 창간 15주년 기념식 때 시민단체에 쌀 15포대 후원을 했고, 그해 11월 4일 기지촌 여성평화박물관에 1000만 원을 기부했다.

2020년 6월 6일 '김복동의 희망' 손영미 공동대표가 영면을 했고, 2022년 2원 24일 이쿠노 조선초급학교 지원, 그해 8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영화상영회, 이어 12월 17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운동 계승과 연대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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