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 어떻게 대세가 됐나…값싼 커피 여러 잔 마시는 ‘포장족’
유독 최근 저가 커피 브랜드가 높은 성장률을 자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는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첫째는 커피 소비 트렌드의 변화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커피 소비 수요가 양극화됐다.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프리미엄 커피, 그리고 저가 커피 시장으로 양분이다. 커피 맛을 추구하거나, 아니면 맛보다는 쾌적한 공간을 원할 때는 프리미엄 매장을 찾는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값싼 저가 커피를 찾는 게 고착됐다. 고물가가 심화되면서 이디야커피를 비롯한 기존 중·저가 커피 브랜드 소비층을 저가 커피 브랜드가 모두 흡수했다는 분석이다.
저가 커피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이디야커피나 탐앤탐스 같은 중저가 커피 브랜드 실적이 대폭 감소한 것이 그 방증이다. 지난해 이디야커피는 감사보고서 공개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역성장했다. 영업이익은 82억원에 그쳤다. 이디야커피 영업이익이 100억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점포 수 1위 자리도 위태롭다. 공정위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이디야커피 점포 수 2021년 3018개에서 2022년 3019개로 고작 1개 증가에 그쳤다. 메가커피는 올해 처음 가맹점 3000호점을 돌파했다. 현재 추세라면 연내 메가커피가 이디야커피 점포 수를 역전할 것이 확실시된다. 탐앤탐스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한 커피 전문점 브랜드 영업팀 관계자는 “하루 커피를 2~3잔씩 마시는 이들이 생겨나는 등 평균 소비 자체가 늘어나면서 한 잔에 3000~4000원 하는 커피는 부담스럽게 됐다. 특히 맛이나 취향보다는 가격을 중요시 여기는 남성 소비층 커피 소비량 증가가 저가 커피 성장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커피를 포장해 가져가는 ‘테이크아웃 판매’ 증가다. 최근 들어 저가 커피도 점포 면적이 커지는 경향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점포 수를 급격히 늘린 지난 몇 년간은 ‘테이크아웃 전문점’을 앞세워 규모를 키웠다. 매장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고 인건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한 덕분에 예비 창업자 수요가 저가 커피로 쏠렸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늘어난 공실을 저가 커피 브랜드가 싹쓸이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홀 매장 창업이 보편화된 최근에도 저가 커피는 저마다 테이크아웃 전략을 유지하며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메가커피는 외부 키오스크와 오픈형 창을 활용해 매장에 들어가지 않고도 밖에서 쉽게 음료를 주문하고 가져갈 수 있도록 외부 인테리어를 설계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메가커피 2개점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전문점 10개 이상을 운영하고 있는 양덕우 스토어디 대표는 “저가 커피는 특성상 반경 상권이 굉장히 좁다. 특히 출근길 집이나 사무실 근처 매장에 잠깐 들러 빠르게 테이크아웃 커피를 가져가길 원하는 수요가 대부분”이라며 “매장 밖으로 자연히 줄을 서게 되는 형태도 마케팅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광고 모델 발탁 일주일 만에 모바일 앱 가입자 수가 200만명 이상 증가했다. 광고 영상 유튜브 조회 수가 1000만회를 돌파하는 등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 브랜드마다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가 별로 없다 보니 스타 마케팅이 중요한 카드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1호 (2024.05.28~2024.06.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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