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 나온 사람도 한다길래…" 유명 연예인 사칭해 개미 울린 주식리딩방, 세무조사 착수

주식리딩방·스캠코인업체·웨딩업체 등 55명 대상

국세청이 고수익을 미끼로 고액의 회원비를 챙기고는 이를 은닉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불법리딩방' 등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은 사기성 정보로 서민의 여유자금을 털어간 한탕탈세자 25명과 고물가 시류에 편승한 생활밀착형 폭리탈세자 30명 등 민생침해 탈세 혐의자 55명에 대해 전국 동시 세무조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은 ▲불법리딩방(16명) ▲주가조작·스캠코인(암호화폐 사기) 업체(9명) ▲수입 신고 누락 웨딩업체 등(5명) ▲법인자금을 사주 도박자금 유용한 음 음료 제조업체 등(7명) ▲사주가 초고액 급여 받아 간 외식업체 등(18명)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주식정보를 제공하는 리딩방 업체인 A법인은 유명 연예인을 앞세워 홍보하면서 '무조건 300%', '환불 보장' 등 허위·과대 광고해 유료회원을 모집했다. 회원가입비는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최대 수억 원에 달했다. A법인은 수십여 개의 카드깡 위장업체를 통해 결제(허위계약서도 작성)하거나, 현금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통해 100억원대의 회원비 수입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 또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용역을 받은 것처럼 광고비·영업수수료 등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해 가공경비를 계상하는 수법으로 법인세를 탈루했다. A법인 사주 일가는 고가 수입차 여러 대를 법인차량 등록 후 사적으로 사용하거나, 법인카드로 명품 구입, 골프장·특급호텔 이용 등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국세청은 수입금액 누락과 거짓세금계산서 수취 혐의 등에 대한 엄정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불법리딩방 사례.

사기성 허위정보로 투자자를 유인해 시세를 조작해 막대한 차익을 누리고도 양도소득세 등의 세금을 신고하지 않은 업체도 국세청의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다.

B법인은 C법인 인수(지분 매수)를 통해 유망 신사업에 진출할 것처럼 공시하며 투자자를 유인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단기간에 상승시켰으나 매매거래정지로 인해 주가가 폭락했다. B법인의 대주주인 다수 투자조합은 매매거래정지 전날 보유 주식을 전량 매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고도 조합원은 양도소득세 등 관련 세금을 미신고했다. 국세청은 투자조합의 실투자자를 면밀히 확인해 소득세 등 관련 세금을 추징할 예정이다.

또 일부 기업은 사업 전망을 허위 포장한 뒤 자사의 신종코인을 구매하면 고배당 할 것처럼 속여 사회초년생, 은퇴자 등 서민과 취약계층으로부터 수천억원대의 판매 이익을 얻었음에도 관련 수익에 대한 세금을 탈루했다. 피해자에게는 수익금 지급을 중단했으면서 자신들의 친인척에게는 허위 사업소득을 계속 지급하거나, 유령법인에 사업대행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법인자금을 유출한 혐의도 포착됐다.

엔데믹 호황을 누리면서 막대한 현금수입을 신고누락한 웨딩업체 등도 있었다. D법인은 코로나19 시기에 많은 경쟁업체가 폐업해 시장이 과점화된 후, 엔데믹으로 급증한 수요와 높아진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매출이 2배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D법인은 할인을 미끼로 현금결제를 유도해 수입을 신고누락했다. 또 사주일가 소유 거래처에 용역비를 과다지급하거나 허위의 일용노무비를 계상하여 소득을 축소했으며, 사주일가에게 가공인건비도 지급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D법인은 사주일가가 사적으로 사용하는 고급 외제차 여러 대를 업무용 승용차로 등록해 관련 비용을 법인이 부담했다"며 "신고누락한 현금수입을 정밀하게 밝히고 축소한 소득을 확인해 정당 세액을 철저히 추징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주상돈 기자 do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