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수 후 교체… 이범호 KIA 감독 "나성범 뿐 아니라 모두 다잡아야"
"메시지를 주겠다는 건 아니지만 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 한 명 뿐 아니라 전체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도 반성해야한다."
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KIA 감독은 낮은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전날 경기 5회 초 수비에서 나온 장면 때문이었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1사 이후 나성범은 롯데 고승민이 친 우중간 땅볼 타구를 바로 잡지 못해 2루타를 만들어줬다. 이후 빅터 레이예스의 뜬공 때 아웃카운트를 착각해 포구 이후 곧바로 송구하지 않았다. 3루로 리터치한 고승민은 이를 놓치지 않고 홈까지 질주했다. 기록은 포구 실책.
수비가 끝난 뒤 나성범은 곧바로 교체됐다. 나성범도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 전체 선수들이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했다. 경기 끝나고 고참들과 미팅을 했다. 마음을 다잡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칭스태프도 감독도 반성해야 하는 플레이라고 생각한다. 한 명의 선수 플레이가 아니고, 팀 전체가 다잡아야하는 행동이라 생각한다. 나부터 반성했다. 코칭스태프에게도 충분히 반성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KIA는 최근 팀 분위기가 좋지 않다. 3연패를 당하면서 2위 LG 트윈스에 반 경기 차까지 쫓기고 있다. 롯데 상대로는 무려 5연패를 당했다. 특정 팀에게 연이어 진다는 건 팀내에서 가장 경계하는 일 중 하나다.
라인업도 대폭 바뀌었다. 낮 경기인데다 상대가 좌완 김진욱을 예고한 것도 있지만 최형우와 최원준이 선발에서 빠졌다. 박찬호(유격수)-김도영(3루수)-이창진(좌익수)-나성범(지명타자)-김선빈(2루수)-이우성(우익수)-소크라테스 브리토(중견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가 선발로 나선다.
이범호 감독은 "밸런스적으로나 휴식이 필요한 선수들을(제외했다). 코치들과 상의해서 정했다. 매 경기 이기려고 오더를 낸다. 오늘은 이 타순이 좀 더 나을 거라 생각했다. 최형우도 조금 지친 거 같고, 최원준도 타이밍이나 완벽하지 않은 느낌이었다. 우타자를 내보고. 좌타자들은 하루이틀 쉬는 거고. 큰 의미를 둔 오더는 아니다. 우타자 기용해서 돌파구를 마련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KIA는 좌완 김대유가 2군으로 내려가고, 곽도규가 1군에 올라왔다. 이범호 감독은 "열흘만 쉬고 올려보내려고 했다. 구위가 안 좋은 선수가 아니고,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다. 본인은 못 느끼겠지만 옆에서는 보이는 게 있었다. 전반기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할 거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전날 선발로 나와 5이닝 3실점(2자책)한 황동하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했다. 황동하는 올 시즌 10경기(7선발)에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이의리의 빈 자리를 나름대로 잘 메웠다. 특히 최근엔 6경기 연속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해냈다.
이범호 감독은 "(다른 팀들과 거의)한 번씩 다 붙어봤는데 어제는 내가 생각했을 때는 5이닝 무실점 정도의 피칭이었다. 본인이 가진 능력치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보여주고 있다. 스피드, 콘트롤 등을 데이터팀에서 체크하고 있다. 좋은 선발 옵션을 하나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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