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지사 밀실 접대 의혹... 왜 중국계 리조트 갔나

임병도 2024. 6. 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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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지사, 기린빌라리조트 방문... 지역 시민단체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제기

[임병도 기자]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기린빌라리조트 독채 콘도로 들어가는 모습
ⓒ 제주MBC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27일 오영훈 제주지사가 기린빌라리조트(아래 백통신원)를 방문했습니다. 오 지사가 리조트 관계자와 만나고 객실로 들어가는 모습은 <제주MBC> 카메라에 생생하게 잡혔습니다. 

당시 백통신원 직원들은 오 지사 방문에 맞추어 현수막을 내걸었고, 리조트 앞까지 나와 환대를 했습니다. <제주MBC>는 오 지사가 백통신원 관계자들과 수영장이 있는 독채 콘도에 함께 들어가는 영상을 공개하면서 접대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 지사의 방문 목적이 점심식사를 겸해 사업자의 애로사항을 듣고 세금 납부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오영훈 도지사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제의 리조트를 방문한 이유를 묻는 질문을 받자 "고향이 서귀포시 남원읍인데 그곳이 어떤 곳인지 그냥 궁금해서 갔다"고 말했습니다. 

식당 없는 곳에서 식사하고 카드 결제? 
 
 중국언론과 인터뷰하는 오영훈 제주지사
ⓒ 제주도 제공
 
이날 오 지사의 일정은 비공개였습니다. 제주도는 오 지사가 사업자들과 만나 종종 식사를 한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백통신원의 식사 접대에 따른 청탁금지법 위반을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제주도는 11명의 식사비 총 33만 원의 카드 영수증을 공개했습니다. 청탁금지법에서 정한 1인당 3만 원 한도 식사비와 정확히 일치하는 금액입니다. 

문제는 당시 리조트 내에 식당이 운영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식당도 없는데 오 지사와 일행은 어떻게 객실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면서 의혹은 점차 확산됐습니다. 

서귀포시는 지난 3일 해당 리조트를 찾아 음식점 영업과 관련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결과 신고 없이 음식점 영업 행위를 한 것을 확인했고,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식품위생법 제37조 제4항은 식품접객업 영업을 하려는 자는 영업신고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특혜 의혹 중국계 부동산 기업... 사업변경 승인·세금감면·부동산 시세차익  
 
 제주 한라산 부근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기린빌라리조트
ⓒ 기린빌라리조트 홈페이지 갈무리
 
제주도 중산간에 위치한 제주 기린빌라리조트는 중국 부동산 그룹의 한국 현지법인인 '백통신원'이 운영합니다. 지난 2012년 개발사업을 처음 신청할 당시에도 난개발과 환경 훼손 등으로 도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백통신원은 2022년까지 2432억 원을 투자하고 맥주박물관과 생태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서를 제출하고서야 겨우 승인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영훈 지사가 취임하고 5개월 뒤 돌연 백통신원 제주리조트 개발사업에 대한 변경 승인이 허가됩니다. 당초 사업비 2432억 원은 1025억 원으로 절반이나 줄었고, 사업면적도 55만㎡에서 27만㎡로 축소됩니다. 맥주박물관과 생태테마파크도 모두 백지화됐습니다. 

백통신원의 리조트가 지난 2013년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백통신원은 제주도 추정 법인세 213억 원, 취득세 103억 원, 재산세 58억 원 등 총 374억 원의 세금을 감면받았습니다. 또한, 리조트 부지로 변경됐지만 사업에서 제외된  28만㎡를 매각할 수 있어 제주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인한 막대한 시세차익도 얻게 됐습니다. 

특혜 의혹 사업자와 만난 오영훈 지사 고발한 시민단체 
 
 제주경찰에 고발장을 접수하는 제주참여환경연대
ⓒ 제주참여환경연대 제공
지난 3일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영훈 제주지사와 백통신원을 각각 청탁금지법 위반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리조트 측에서 오영훈 도지사와 일행들을 위해 100만 원어치의 와인 선물을 준비했다는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또한 오 지사 일행의 식사 메뉴는 훠궈로 추정되며, 당시 운영을 하지 않고 있던 리조트 내 프랑스 식당에서는 취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메뉴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식사 장소가 식당 내부가 아닌 수영장이 달린 밀실 공간인 리조트 내 객실이고 비공개로 진행됐다"면서 "(제주 도지사의) 일상적 직무 수행으로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특혜 의혹이 있는 사업자와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사업자가 운영하는 리조트 밀실에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제주도지사에 대한 제주도민의 신뢰와 행정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며 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오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한편, 제주도 시민단체들은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오영훈 지사가 별 차이가 없다면서 제주의 무분별한 난개발을 반대하고 환경훼손을 막으려고 노력했던 도민들이 노력이 무산됐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오영훈 도정이 지난 2년간 이렇다 할 성과도 내지 못하고 한나라당 출신 인사를 제주시장에 임명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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