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시장님, 810억 금호강 르네상스 불통 행정 안 됩니다

정수근 2024. 6. 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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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 공대위 "금호강 르네상스 대신에 금호강을 국가습지로 지정하자"

[정수근 기자]

 대구시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대상지 조감도. 달성습지 초입에서 분수를 쏘고, 화령한 조명을 달고 이런 교량을 건설하겠다 한다.
ⓒ 대구시
대구시는 지난 6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6월부터 금호강 르네상스 개발사업을 본격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금호강 르네상스 선도사업(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조성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 금호강 하천조성사업) 중 2개(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조성사업,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를 6월 중에 바로 착공할 것이라 한다. 나머지 하나도 올가을 착공할 것이라 전하고 있다.

대구시 금호강 르네상스 본격화

대구시는 "금호강 르네상스의 마중물 역할을 할 선도사업 3건은 총 810억 원(국 405, 시 405)이 투입되며, 중앙정부로부터 올해 공사에 소요되는 국비예산 109억 원을 이미 확보해 차질 없이 2026년까지 연차별로 완료할 예정이다"고 밝히고 있다.

정부 예산의 일부를 따냈으니 이들 사업에 대한 명분과 예산이 확보됐다. 그래서 공사를 바로 착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모두 문제가 많은 사업들로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도 없이 졸속으로 개시하고 있다"는 것이 환경단체들의 주장이다.

그동안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대책위원회'(아래 '금호강 공대위')는 "이미 수차례 이들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대안을 언급하면서 사업 철회 내지는 수정을 제안했지만 여전히 불통의 행정으로 문제의 사업들을 그대로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며 비판한다.

먼저 금호강 국가생태탐방로사업을 살펴보면 금호강 공대위는 "해당 사업의 사업 구간에 이미 금호강 제방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그것이 탐방로 역할을 이미 잘하고 있는데 굳이 60억 원이나 되는 국민 혈세를 들여 공사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가운데 잠수교가 가천잠수교로 현재 차량과 사람이 함께 다니고 있어서 안전성 문제가 많다. 따라서 이 교량을 보행전용 교량으로 만들면 산책로의 기능이 훨씬 살아난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저 아름다운 다리로 차량 대신 보행 전용지구로 만들어 안전한 보행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 대안으로 금호강 공대위는 "정말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돼야 할 것은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돼 있는 가천잠수교를 보행 전용지구로 개선하는 조치다. 이를 통해 안심습지와 팔현습지 구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즉 "예산을 안 들이고도 행정적 조치로 기존 길을 개선해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금호강 공대위는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사업'은 정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업으로 반드시 시정되어야 할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대구시는 "2026년까지 디아크 주변 문화관광자원(화원유원지, 달성습지)의 연계를 위한 랜드마크 관광보행교(L=428m)에 전망대, 낙하분수, 경관조명 등을 설치하고, 주변에 흥멋문화광장, 갈대원, 풍경의 창 등 배후시설을 설치해 디아크 일대를 전국적인 두물머리 생태관광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금호강 공대위는 "이는 달성습지라는 세계적인 습지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것으로 생태적 무지의 행정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달성습지는 흑두루미를 비롯한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도래하는 멸종위기종들의 중요한 서식처다. 그런 서식처 앞에 분수를 쏘고 화려한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광장을 설치해 인간 편의시설로 개조하는 것은 세계적인 습지로서의 달성습지의 가치를 완전히 망치는 것인바 반드시 철회되어야 할 것"이라 밝혔다. 

그래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굳이 디아크와 달성습지를 연결하고 싶다면 금호강 1㎞ 상류 강창교 다리 아래에 잠수교 형식의 보도교를 놓으면 예산도 1/10로 줄일 수 있다는 제안을 한 바 있다"는 것이다.

세 선도사업 모두 문제... 대안 제시해

셋째, 금호강 하천조성사업 역시 금호강 공대위는 "가장 큰 예산이 드는 사업으로서 기존에 동촌유원지와 변별력이 크게 없는 전형적인 예산 탕진형 사업일 뿐"이고 보고 있다.

대구시는 "금호강 하천조성사업(사업비 450억 원)은 올해 9월 설계 완료 후 공사를 시행해 2026년까지 금호강 동촌 일원에 호안정비, 비오톱 복원 및 야외 물놀이장과 음악분수, 샌드비치 등을 조성해 치수·생태·문화·관광이 어우러진 명품 수변공간으로 변모시킬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동촌보로 물을 가두고 그 위에서 오래배를 탄다. 그런데 강물 상태는 금호강에서 최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동촌보로 물을 가두고 그 위에서 오래배를 탄다. 그런데 강물 상태는 금호강에서 최악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러나 금호강 공대위에 따르면 "금호강 구간 중에 동촌유원지의 수질이 가장 악화돼 있다. 그것은 동촌보로 인해서 물이 갇혀 있기 때문으로 동촌보를 그대로 유지한 채 물놀이장과 샌드비치 등을 조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현실을 전혀 모르고 그린 그림에 불과한 것"이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그 더러운 물에서 물놀이를 하고 강으로 들어갈 시민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촌유원지 일대를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다면 동촌보부터 열어서 강을 흐르게 해 수질부터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그 위에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이렇듯 수차례 제안하고 심지어 찾아가 대화를 요청하기도 했지만 대구시는 현재까지 일언반구 제대로 된 대화에 응한 바 없고 의견을 수용한 바도 없다"고 주장했다. "협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오만불통의 행정을 보이고 있을 뿐"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서는 제대로 된 결실을 얻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 전형적은 행정관료주의적인 개발사업의 답습으로 예산만 탕진하고 금호강의 자연성만 해칠 뿐"이라 걱정하며 대구시에 다시 한번 "지금이라도 금호강 공대위의 제안을 적극 수용해 검토하고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협의의 행정을 열어갈 것"을 촉구했다.

금호강 공대위는 또 "금호강은 산업화의 질곡을 겪으면서 산업화 시절 거의 시궁창으로 전락한 하천이 지금은 거의 기적적으로 되살아나 산업화 이전의 금호강 모습으로 회복돼 있다. 이는 대구시의 노력의 결과라기보다는 하천의 자연성 회복돼 되살아난 덕분"이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섬유산업의 쇠퇴로 오염원이 줄고, 영천댐에서 하천유지수를 일정량 계속 내려보내주자 금호강이 스스로 회복한 결과라 봐야 한다. 흐름을 회복한 금호강의 자정작용으로 생태계가 건강하게 되살아난 것"이란 주장이다.
 
 금호강은 산업화의 아픔을 딛고 이렇게 맑은 물이 흐르는 아름다운 강으로 되살아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야생생태계 또한 되살아났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금호강 개발 아닌 보전으로

그래서 금호강 공대위 박호석 대표는 주장한다.

"지금은 금호강 개발보다는 이렇게 되살아난 금호강 자연의 보전에 방점을 찍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른바 '힐링'하는 것은 금호강의 자연이지 금호강의 시설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호강의 자연성을 최대한 되살리고 보전하는 행정을 통해 시민들이 살아있는 금호강을 체험하게 하는 미래지향적 행정으로 나아가야 한다.

따라서 대구시에 다시 한번 간곡히 제안한다. 지금이라도 구태의연한 예산 탕진 금호강 개발사업을 중단하고 금호강과 인간의 공존과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계속해서 불통의 행정을 보일 것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여론을 충분히 받아들이는 열린 행정을 통해 진정한 협치의 길을 갈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그러면서 "대구시가 그대로 불통의 행정을 고수한다면 구태의연한 예산 탕진형 사업에 국민혈세가 낭비되는 것을 결코 좌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고 예산 환수운동을 비롯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서 이 엉터리 사업을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금호강 공대위는 "금호강에 필요한 것은 개발이 아닌 환경보전"이라며 "금호강 르네상스 대신에 금호강 국가습지로!"를 주장하고 있다.
 
 금호강 르네상스 대신에 이 아름다운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하자는 것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금호강 공대위는 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강 르네상스라는 금호강 삽질을 중단하고 금호강을 국가습지로 지정해 야생과 더불어 함께 살자 주장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들은 세계환경의날인 지난 5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대 습지인 안심습지, 팔현습지, 달성습지를 가지고 있는 금호강을 국가습지로 만들어가자고 주장했다. 그 중에서 특히 팔현습지가 가장 먼저 국가습지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며 대구시의 적극적 행정을 주문했다.

발언자로 나선 <한국식물생태보감>의 저자인 생태학자 김종원 전 계명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팔현습지 일대 좁은 간격 약 1.5km와 폭 500m 정도의 구간만을 들여다보더라도 아주 다양한 식물사회와 서식처가 있고 그 위를 18종이라는 국가적 보호생물종이 산다. 이것은 단위 면적으로 환산하거나 우리나라 국립공원에 국가적으로 엄격히 보호하고 있는 국가 지역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는, 희귀하거나 멸종위기에 놓인 종이 서식하는 공간이다.

팔현습지는 비록 대구광역시 인구 밀도가 아주 높은 대도시에 인접한 하천 구역에 발달한 습지지만 그런 의미에서 더 보존의 가치가 아주 높은 대구시의 핵심 생태구역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국가습지 보존 지정을 요청할 것을 간곡히 바란다."

부디 이들의 바람처럼 금호강 르네상스가 아닌 금호강 국가습지가 될 수 있는 그날을 함께 고대해본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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