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호 격침시킨 신태용호 전성시대…유럽 빅리거 2명 배출
한국인 사령탑 신태용(53)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축구대표팀이 다가올 2024~25시즌 유럽 축구 빅 리거를 한꺼번에 2명 배출하게 돼 축제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매체 보이스 오브 인도네시아는 5일 “역사상 가장 호화로운 축구대표팀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 주인공은 두 장신 수비수 제이 이제스(24·베네치아)와 엘칸 바곳(21·입스위치 타운)이다. 이제스(1m90㎝)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인도네시아 출신 조부모를 둔 인연으로 지난 3월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가루다 군단(인도네시아대표팀의 별칭)’에 몸담자마자 주축 수비수 자리를 꿰차며 ‘황태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태국에서 태어난 바곳(1m96㎝)은 영국인 아버지와 인도네시아인 어머니를 둔 다문화 선수다.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19세 이하(U-19)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기량을 인정 받아 한 해 뒤 곧장 A대표팀에 발탁됐다. 21세에 불과한 젊은 피지만, 일찌감치 A매치 24경기(3골)를 소화하며 인도네시아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공인 받았다.
이제스는 이탈리아 세리에B(2부리그) 무대에 머물던 소속팀 베네치아의 세리에A(1부리그)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 2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스타디오 피에르루이지 펜초에서 열린 크레모네세와의 2023~24시즌 승격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베네치아의 무실점(1-0) 승리에 기여했다. 여러 차례 아찔한 실점 위기를 온 몸을 던져 막아낸 이제스의 투혼을 앞세워 베네치아는 2021~22시즌 강등 이후 2년 만에 세리에A 재승격에 성공했다.
한편,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영입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곳은 임대 생활을 마치고 원소속팀 입스위치 타운으로 복귀하며 EPL 데뷔를 예약했다. 지난 시즌 리그1(잉글랜드 3부리그) 소속 브리스톨 로버스로 임대돼 꾸준히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고, 올 여름 챔피언십(2부리그)을 2위로 마쳐 EPL 승격에 성공한 입스위치 타운의 부름을 받았다.
다만 바곳은 이달 A매치 소집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 했다. 지난달 9일 프랑스 클레르퐁텐에서 열린 기니(아프리카)와의 파리올림픽 대륙간 플레이오프(인도네시아 0-1패) 직전 신태용 감독의 긴급 호출을 받고도 응하지 않은 앙금 때문이다. 승리할 경우 지난 1956년 이후 68년 만에 인도네시아가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역사적 기회였지만, 바곳은 개인 휴가 일정을 이유로 출전을 거부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대표팀 소집 직후 바곳을 선발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선수에게 물어보라. 나보다 선수가 더 잘 알 것”이라며 날선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19년 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인도네시아는 국내파 선수를 적극적으로 해외 무대에 내보내고,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혼혈 선수는 적극 받아들이는 이중 전략으로 선수단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달 A매치 데이에 소집한 24명의 대표팀 멤버 중 절반이 넘는 14명이 해외파다. 그중 유럽파만 10명에 달한다. 추후 바곳이 추가 합류할 경우 해외파 15명 유럽파는 11명으로 늘어난다.
보이스 오브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이 주도한 다양성 전략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무대에서 인도네시아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을 무너뜨린 것에서 보듯 인도네시아 축구는 날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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