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온의 소리] 교회에 실망한 당신에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담긴 실망과 우려를 읽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로 부름받은 사람으로서 당신의 고민에 조언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모든 교회의 신자들 심지어 저 역시 당신과 비슷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편지에 담긴 실망과 우려를 읽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로 부름받은 사람으로서 당신의 고민에 조언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지를 받고 고민 끝에 생각을 정리해 이 글을 보냅니다. 먼저 당신의 감정이 드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이 신앙생활의 어느 시점에서 교회에 대한 실망이나 환멸을 경험합니다. 교회는 흠 있는 인간들로 구성된 기관이며 개인과 사회의 결점 그리고 그 힘에 영향받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교회 역할의 중요성과 영적 잠재력을 부정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부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당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근본적으로 교회는 함께 모여 예배하고 서로를 지지하고 믿음을 키우는 신자들의 공동체로 존재합니다. 일부 개인의 행동이 항상 이 고귀한 목적과 일치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교회는 하나의 몸과 같은 유기체로서 성서의 가르침과 역사적 전통의 기본 원리에 따라 평가돼야 합니다.
더욱이 교회가 신비한 영적 세계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관점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는 다양한 배경과 신념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기에 불완전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현실을 인정하는 것은 우리의 기대를 누그러뜨리고 일련의 실수에 직면했을 때 지나친 실망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영적 성장을 위해 교회 밖에서 대안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도 가치가 있습니다. 신학 서적을 읽고 신실한 신자들과 사려 깊은 토론에 참여하고 멘토의 지도를 구하는 것으로 새로운 관점과 영적 자양분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교회는 울타리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온 세계라는 광대한 스펙트럼을 포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는 당신이 교회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당신이 제기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의 목소리, 통찰력, 경험은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이 부정적이어도 그 가치는 변함없습니다.
당신의 생각과 목소리는 이 시대 교회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대화하며 건설적인 비판에 열려 있는 사람들을 찾고 정중하고 동정심 어린 태도로 당신의 관점을 제시하십시오. 분명히 모두에게 유익이 되는 길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개인적인 성찰과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시간을 내어 자기 성찰을 하고 신앙의 어떤 측면이 진정으로 근본적이고 본질적인지 분별하길 바랍니다. 이 분별력은 진지한 묵상의 실천을 통해 얻어지는 유익입니다.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에 집중하고 이 연결이 당신의 삶을 안내하도록 허용하십시오. 신앙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과정이며 어떤 개인이나 기관의 행동이나 한계에 제약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끝으로 제 조언이 교회에 대한 실망을 헤쳐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신앙이라는 다부진 마음가짐을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공동체 내에서 유익한 대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한 발짝 나서십시오.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모든 교회의 신자들 심지어 저 역시 당신과 비슷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저도 돕겠습니다.
당신이 계속해서 진리와 이해를 구할 때 새로운 영감과 더 깊은 삶의 길이 열리길 바랍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전합니다.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쉿, 007도 울고갈 ‘비밀 캠프’… 지친 선교사에 힐링·감동 선물 - 더미션
- 교실 곳곳 찬양·기도 소리… 학생이 직접 수업 기획·진행까지 - 더미션
- “동성애 막아내는 방파제 되자” 20만명 서울 도심서 함성 - 더미션
- ‘달리는 교회’… 택시 핸들 잡은 목사, 퇴근길 청년을 보듬다 - 더미션
- 보육원 아이들에게 ‘일대일 사랑’을 전해주세요… 가족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 더미션
- 변호사·파일럿·도슨트… 직장인으로 방향 튼 신학대 졸업생 부쩍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