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국적 재일 조선인 척박한 삶 속에 들어가 섬김·돌봄으로 보듬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적 황무지' 일본에서 국적이 없는 재일 조선인을 보듬는 한국인 목회자 부부가 있다.
일본 오사카 하비키노시에 있는 메구미나채플의 이성로(55) 협력목사와 아내인 고정희(52) 사모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지 교회 메구미나채플과 함께
재일 조선인 학교서 다양한 사역
‘영적 황무지’ 일본에서 국적이 없는 재일 조선인을 보듬는 한국인 목회자 부부가 있다. 일본 오사카 하비키노시에 있는 메구미나채플의 이성로(55) 협력목사와 아내인 고정희(52) 사모는 이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유일한 한국인이다. 일시 귀국한 이 목사 부부를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고 사모는 “60만여명의 재일 조선인은 하도 척박한 삶을 살아서 그런지 심령이 매우 가난하다”며 “주님이 이들을 향한 마음을 부어주셔서 이들을 외면할 수 없다. 외롭고 힘든 사역을 지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목사 부부는 선교단체 ‘순회선교단’에서 훈련하다 2008년 ‘하나님이 부르시는 곳이라면 어디든 순종하며 나아가겠다’고 서원했다. 하나님이 이끄신 땅은 일본. 이들은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던 2011년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한인교회의 청빙을 받으면서 일본 선교에 본격 나섰다. 그리고 2년 뒤 단기선교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교회 성도들로부터 뜻밖의 제안을 접했다.
“일본에 살면서 혹시 우리 민족이나 북한을 위해 사역할 의향 있으세요?”
이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과 함께 아이치현의 한 조선초급학교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후 고 사모는 오사카 거리에서 장학금을 전달받은 한 학생의 할머니를 우연히 만나 그의 집을 방문했다.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으로 끌려온 뒤 일본에 정착해 5대가 모여 사는 집이었다.
고 사모는 “이 가족과 교제하면서 재일 조선인의 애달픈 사연을 알게 됐다”며 “1대 재일 조선인은 대부분 경상도와 제주도 등에서 강제노역으로 끌려온 이들로 해방 후 여러 사정으로 고국에 돌아가지 못했다. 일본에 살지만 일본인·한국인도 아닌 무국적자 ‘조선인’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 부부는 이들과 교제하면 할수록 하나님이 일본에 부르신 이유를 선명하게 깨달았다. 그래서 한인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이들과 동고동락하는 삶을 살기로 결단했다.
이 목사 부부는 2017년부터 오사카의 히가시오사카 중급학교를 시작으로 후쿠시마 조선학교, 키타오사카 조선학교 등 재일 조선인 학교 4곳에서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학교 청소부터 음식 바자회 참여 등 학교에서 이들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적극 나선다. 또 자택을 도서관처럼 꾸며 아이들이 한글 동화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2019년과 지난해에는 재일 조선인 30명과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재일 조선인을 섬기는 모든 사역에 현지 교회인 메구미나채플이 협력한다.
고 사모는 “한국교회가 탈북민을 품고 사역하듯 이들에게도 복음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쉿, 007도 울고갈 ‘비밀 캠프’… 지친 선교사에 힐링·감동 선물 - 더미션
- 교실 곳곳 찬양·기도 소리… 학생이 직접 수업 기획·진행까지 - 더미션
- “동성애 막아내는 방파제 되자” 20만명 서울 도심서 함성 - 더미션
- ‘달리는 교회’… 택시 핸들 잡은 목사, 퇴근길 청년을 보듬다 - 더미션
- 보육원 아이들에게 ‘일대일 사랑’을 전해주세요… 가족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 더미션
- 변호사·파일럿·도슨트… 직장인으로 방향 튼 신학대 졸업생 부쩍 - 더미션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
- ‘2024 설 가정예배’ 키워드는 ‘믿음의 가정과 감사’
- 내년 의대 정원 2천명 늘린다…27년 만에 이뤄진 증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