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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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류를 비참한 상태로 몰아넣는 것은 절망 때문이다. 기독교에 있어서 절망은 가장 나쁜 죄다. 보다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우리는 이성을 갖고 노력할 수 있으며 이는 기독교의 희망과 분리될 수 없다."
절망의 시대에 하나님으로부터 샘솟는 희망을 줄기차게 전파한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사진) 박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튀빙겐에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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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기 원로목사와도 30년 교류
“오늘날 인류를 비참한 상태로 몰아넣는 것은 절망 때문이다. 기독교에 있어서 절망은 가장 나쁜 죄다. 보다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우리는 이성을 갖고 노력할 수 있으며 이는 기독교의 희망과 분리될 수 없다.”
절망의 시대에 하나님으로부터 샘솟는 희망을 줄기차게 전파한 ‘희망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사진) 박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독일 튀빙겐에서 별세했다. 향년 98세.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독일의 신학자인 몰트만 박사는 1926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났다. 그는 17세 때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군으로 참전했다가 연합군에 붙잡혀 3년간 포로생활을 경험했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미군 군목이 던져준 신약성경과 시편을 읽으며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 생전의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고백했다.
“그때 예수님이 영혼의 수렁에 빠져 있던 나를 찾아오셨다. 그는 잃어버린 자를 찾기 위해 오셨다. 내가 길을 잃고 헤맬 때 그는 나에게 왔다.”
종전 후 1948년 독일로 돌아온 그는 괴팅겐대 신학부를 마친 데 이어 박사학위를 받고 독일 개신교회 목사로 안수를 받아 1958년까지 브레멘에서 목회했다.
이어 부퍼탈신학대, 라인프리드리히빌헬름본대, 튀빙겐대 등에서 조직신학 교수 및 명예교수를 지냈다.
몰트만 박사는 개신교회 교단만이 아니라 정교회와 천주교회의 일치를 위한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2000년에는 노벨상 다음 큰 상으로 알려진 그라베마이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몰트만 박사는 한국과의 연도 깊었다. 그는 1970년대 안병무 교수, 문익환 목사 등과 교류하며 한국의 민중 신학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김균진 김명용 유석성 이신건 박사 등 다양한 교단의 한국인 제자를 양성했으며 장로회신학대와 서울신학대, 한신대 등으로부터 명예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희망의 목회자’로 꼽히는 조용기(1936~2021)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30년 가까이 교류했다. 특히 두 사람의 만남은 세계적인 신학자와 영성 목회자의 만남으로 교계로부터 주목받았다. 2021년 조 목사가 별세했을 당시, 몰트만 박사는 “나보다 일찍 떠나서 아쉽다. 그러나 성령 안에서 하늘과 땅이 하나이고, 영과 육이 하나이며, 생명과 죽음도 하나이므로 항상 조 목사님과 성령 안에서 교통하며 함께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희망의 신학’(1964),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1972),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1975)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그의 3부작 저서 ‘희망의 신학’은 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그의 아내인 페미니스트 신학자 엘리자베스 몰트만 벤델은 2016년 별세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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