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비판하며 위로… “지지율 올릴 특강해주겠다” 수차례 접근

나성원,이형민 2024. 6. 6.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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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사진) 목사가 2022년 7월 김건희 여사에게 "지지율과 호감도를 올릴 대책을 제시할 특강을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목사는 부탁과 함께 자신의 책과 술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

5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최 목사는 2022년 7월 17일 김 여사에게 "여론 호감도가 올라갈 수 있는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며 "은밀하게 1시간 특강을 할 테니 비서분들 모으셔서 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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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김건희 여사에 카톡 반복
답 없자 “경계인물 된 듯해 서글퍼”
“관계 유지용 맞춰주기 위한 발언…
법적으로 청탁인지는 모르겠다”
최재영 목사가 지난달 13일 소환조사를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영(사진) 목사가 2022년 7월 김건희 여사에게 “지지율과 호감도를 올릴 대책을 제시할 특강을 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목사는 부탁과 함께 자신의 책과 술을 김 여사에게 전달했다. 검찰은 최 목사가 장기간 김 여사에게 각종 부탁을 하고 선물을 보낸 배경을 조사 중이다. 최 목사는 검찰에서 “언더커버(위장 잠입) 취재를 한 것이고, 법적으로 청탁인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국민일보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를 보면 최 목사는 2022년 7월 17일 김 여사에게 “여론 호감도가 올라갈 수 있는 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며 “은밀하게 1시간 특강을 할 테니 비서분들 모으셔서 들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그다음 날 “여사님이 곤란해질 발언은 안 하겠다”고 재차 요청했지만 김 여사는 답변하지 않았다. 최 목사는 7월 23일 “저서 몇 권과 대통령님께 드릴 술 한 병(배상면주가) 들고 들르겠다. 관계자에게 맡기겠다”고 했고, 김 여사는 “비서가 전화 드리겠다”고 답했다. 이튿날 김 여사는 “잘 받았느냐”는 최 목사 질문에 “잘 받았다. 강의 만들어보겠다. 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최 목사는 이후 재차 특강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최 목사 측은 “1차 접견(2022년 6월) 때 김 여사가 먼저 통일문제 강연을 요청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화방은 2022년 5월 19일 최 목사가 김 여사를 초대해 만들어졌다. 대화는 2023년 7월 말까지 이어졌다. 대화 내용은 온라인 매체 서울의소리 측이 검찰에 제출했다. 최 목사는 2022년 3월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와 만났고 6월 20일 김 여사 1차 접견 후 잠입 취재를 결정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당시 180만원 상당 샤넬 화장품을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최 목사 측은 “이번 폭로가 잘못된 일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처벌도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진보 세력을 비판하는 취지의 발언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7월 3일 김 여사의 스페인 방문 모습을 언급하며 “주눅이 들어 뒤로 빠지려는 느낌”이라며 “하도 진보들이 헐뜯고 비난하니 순방기간 전체적으로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6월 3일에는 “서울시 의회에 국민의힘이 과반을 넘었으니 김어준 운명도 얼마 안 남은 것 같다”고 했다. 김 여사는 “김씨가 자꾸 거짓 선동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며 “광적인 선동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최 목사는 9월 16일 “제가 지원세력이 되겠다”며 “결혼 전 일을 들춰내는 건 정략적”이라고 했다. 최 목사 측은 “공익 목적 취재 차원에서 선물이 전달되고 청탁이 시도된 게 핵심”이라며 “메신저 대화는 관계 유지를 위한 발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2022년 9월 7일 디올 쇼핑백 사진을 올리고 “핸드백을 하나 장만했다”고 말했다. 반응이 없자 “제가 경계인물이 된 거 같아 서글퍼요”라고 했다. 이후 대통령실 소속 유모 비서가 “여사님이 시간을 내 보시겠다고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9월 13일 2차 접견에서 디올백이 전달됐다. 최 목사는 지난해 7월 양평고속도로 의혹과 관련해 “무척 실망했다”고 했고, 김 여사는 “가짜뉴스 선동”이라며 장문의 답을 보냈다. 김 여사는 “목사님은 제가 살인적 공격을 받았을 때 친구같이 대화해 주셨다”며 “삶의 질을 생각하면 대통령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자리”라고 했다.

나성원 이형민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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