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지질 탐사 ‘부티크’

한승주 2024. 6. 6.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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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부티크(boutique)'는 19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패션 용어로 쓰였다.

예를 들면 금융 부티크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작은 투자자문회사, 부티크 로펌은 대형 로펌과 달리 특정 법률 분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규모 로펌을 뜻한다.

일반에 생소한 부티크라는 말이 소환된 건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액트지오'가 "구체적으로는 지질탐사 전문 부티크"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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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논설위원


프랑스어 ‘부티크(boutique)’는 19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패션 용어로 쓰였다. 규모는 작아도 개성 있는 옷을 취급하는 가게를 뜻했다. 파리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박람회)에서 의류나 디자이너 이름이 들어간 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작은 매장을 부티크라고 불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패션 분야뿐 아니라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소수의 전문가 집단을 의미하는 말로 확대됐다. 예를 들면 금융 부티크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작은 투자자문회사, 부티크 로펌은 대형 로펌과 달리 특정 법률 분야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규모 로펌을 뜻한다.

일반에 생소한 부티크라는 말이 소환된 건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이 ‘액트지오’가 “구체적으로는 지질탐사 전문 부티크”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 가스전 평가를 수행한 미국 회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최근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의 검증도 거쳤다”고 발표한 후 액트지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액트지오 본사를 찾아갔더니 ‘임대’라는 입간판이 서 있는, 비어있는 가정집이었다는 사진이 퍼지고 있다. 게다가 비즈니스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직원이 2~10명에 불과하고, 대표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에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컨설턴트로 근무한 뒤 퇴사했다.

이렇게 세계적 권위를 가졌다는 회사와 대표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서둘러 ‘지질탐사 전문 부티크’라고 해명한 것이다. 최 차관은 “전체적인 규모는 굉장히 작지만 심해에 관련된 지질 자료 분석에 있어서는 전문가 보유 숫자가 제일 많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의구심이 제기되자 아브레우 박사가 어제 방한했다. 내일 기자회견을 갖는데 회사를 둘러싼 논란과 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한 모든 궁금증이 풀리기 바란다.

한승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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