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터 제주 관광객까지 당했다…235회 불법촬영 수법 보니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와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 여자 화장실 등에서 불법 촬영을 하고 촬영물을 유포까지 한 1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홍은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등)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군(19)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과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 등을 명령했다.
A군은 지난해 9월 중순부터 10월 18일까지 제주도 제주시에서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과 남녀공학 고등학교 여자 화장실, 버스정류장 등에서 휴대전화로 235회 불특정 다수를 불법 촬영하고, 촬영물을 SNS에 10회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A군의 범행은 지난해 10월 18일 교사가 교내 화장실에서 촬영 기능이 켜진 휴대전화를 갑 티슈 안에서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A군은 신고 접수 이튿날 자수했으며, 결국 지난해 11월 7일 퇴학 처분을 받았다.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해자는 교사 약 10명, 학생 약 40명을 포함해 신원을 특정할 수 없는 도민, 관광객 등 약 200명에 달했다.
A군은 증거인멸 우려 등의 이유로 지난해 12월 6일 구속된 상태다.
재판부는 “성적 욕망 충족을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여성을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동영상을 몰래 촬영했으며, 대상 중 아동·청소년도 다수 포함됐다”며 “화장실에 카메라를 교묘히 숨겨 촬영하는 등 수법이 극히 불량하며, 촬영물을 반포하기까지 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단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화장실에 설치한 카메라가 발각되자 수사기관에 자백한 점,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제주교사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가해자 엄벌을 위한 대응에 앞장서겠다”며 “피해 교사의 항소 의사에 따라 이후 전국 교사 엄벌 서명운동 재전개 등을 통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공론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사노조는 “이 사건 이후에도 교사 상대 불법촬영 사건이 꾸준히 발생했다”며 “명백한 성범죄임에도 사춘기 청소년의 단순한 성적 호기심으로만 치부돼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마는 온정주의가 악순환을 가져오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피해 교사들은 고통을 혼자 감내하며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교사노조는 “이번 사건은 교사들이 최소한의 인권과 안전하게 교육할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판례가 돼야 한다”며 “관리자·교육청·수사당국의 초기 대응 강화와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인식 제고, 피해자 법률·심리회복 지원 체계 마련 등을 위해 지속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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