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사연 부소장의 반박 "송영길 외곽조직 아냐"

김종훈 2024. 6. 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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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판 현장] 피고인도, 재판부도 직접 나서서 질문... 재판장 "증인 신문 중요성 높다"

[김종훈 기자]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6.3
ⓒ 연합뉴스
 
5일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공판(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 재판장 허경무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 부소장 출신 강아무개씨가 "먹사연을 송 대표 외곽조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피고인석에 앉은 송 대표가 강씨를 향해 "(먹사연은) 자족적으로 학술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라 정치인과 결합해 실제 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싱크탱크로 봐야하지 않냐"라고 직접 묻자 강씨는 "그게 본질"이라면서 "먹사연은 기후변화나 여러 문제에 있어 다양한 역할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먹사연이 탈북학생들 역사기행부터 시작해 여의도 싱크탱크 중 가장 큰 성과 낸 거 아니냐"라고 재차 물었고, 강씨 역시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송 대표가 통일부 소관 공익법인인 먹사연을 사실상 외곽 후원조직으로 변질시켜 활용했으며, 이에 따라 먹사연이 기업인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받은 7억 6300만 원을 송 대표가 받은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로 보고 기소했다. 공익법인은 특정 개인 등을 지지하는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결국 단체의 외관과 별개로 먹사연의 실제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가 이번 재판에서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이날 증인 신문은 예정보다 길어졌는데, 재판장은 "오늘 증언이 이 사건 시발점이라고 할 정도로 증인 신문 중요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재판장은 "먹사연의 성격이 어떻게 변모가 됐는지, 고유 목적 사업을 했고, (먹사연 구성원들이) 송영길을 지지한 행동이 개별적 목적에 따라 한 것인지 아니면 지지한 사람들이 모여 단체적 성격을 갖고 지지한 것인지 등을 따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검찰이 증거 화면 띄우자 증인 강씨의 반박 "너무나 흔한 일" 

검찰은 증인 강씨가 먹사연 부소장으로 활동하며 작성한 문건(송 대표 비판 기사에 대한 반박문)을 법정 내 스크린에 띄우며 '먹사연이 송영길을 직접 지원하기 위한 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따져 물었다. 

하지만 증인 강씨는 "검사님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이런 일이 있으면 이런 식의 글(초안)을 작성해 내부 네트워크에 올리는 행위는 너무나 흔한 일"이라면서 "나는 송 대표뿐 아니라 다른 의원한테도 이런 식으로 보낸다. (보좌관끼리) 서로 글을 바꾸거나 정책화하고, 법안을 만드는,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품앗이로 보면 된다"라고 답했다. 

검찰은 '대한민국 국회 송영길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평양 방문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으로 쓰여진 문건을 화면에 띄우며 "(먹사연이) 정치활동을 지원한 것 아니냐"라고 재차 물었다. 강씨의 답이다.

"(앞선 답과) 똑같은 내용이다. (2020년) 당시에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이 됐다. 남북관계를 풀어야 하니까. 그런 식으로 작성된 거 아닌가 한다. 다만 이충렬(먹사연 소장) 지시를 받고 하긴 했는데, 나도 (과거에 청와대) 국가안보실에서 일해보니, 문건을 과연 어떻게 전달할지 그림이 안 나온다고 생각했다."

검찰은 다시 강씨에게 "이충렬 지시로 이러한 문건을 작성한 것이 먹사연(공식활동)과 무슨 상관이 있냐"라고 따졌지만, 강씨는 "한반도 평화 정착에 관계가 있다"면서 "의원들의 교류가 늘어나면 그 자체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먹사연 정관에는 남북 공동 번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생산해 한반도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고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 "이 사건의 시발점, 증인 신문 중요성 높다"

재판부가 직접 나서기도 했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의 신문이 끝나자 재판부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먹사연 소속 직원들 사이에서 (2021년) 당대표 선거 경쟁상대였던 우원식과 홍영표의 지지자가 있었냐"라고 물었다. 증인 강씨가 "없다"라고 답하자, 재판부는 "검찰 공소사실대로 먹사연 소속은 송영길 그룹 사람들로 이해를 하면 되냐"라고 직접적인 질문을 던졌다.

이에 강씨는 "부분 집합의 사람으로 보면 송영길 지지 그룹에 먹사연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먹사연 고유사업을 통해 송영길을 돕고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지지그룹으로 단정하기에도 무리가 있다"라고 답했다.

한편 강씨는 이번 증언에서 검찰 조사 때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이 지난해 9월 조사 당시 강씨가 "송 대표 선거를 돕기 위해 먹사연이 실질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을 제대로 안 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라고 말한 진술서를 제시하자, 강씨는 "코로나 시기라 못한 것"이라면서 취지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송 대표 변호인은 "장시간 조사에 피로해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렇게 진술한 것인가"라고 물었고, 강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에 검찰은 "검사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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