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4억 시장 노린다…아프리카 정상들 만난 정의선‧신동빈

최현주 2024. 6. 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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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땅’ 아프리카 22개국 수장과 한국 주요 기업이 만났다. 5일 한국무역협회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공동으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의 공식 경제인 행사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정부 인사와 아프리카 22개국 대통령(국왕‧총리), 양국 경제계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최근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아프리카는 석탄‧천연가스‧원유 등 3대 화석연료를 모두 보유한 ‘자원의 보고’로 손꼽힌다.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30% 이상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어 산업용 광물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엔 매력적인 곳이다. 더구나 2021년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출범 이후 인구 14억명 규모의 거대한 소비 시장으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AfCFTA의 국내총생산(GDP)은 3조4000억 달러(약 4666조5000억원)다. 한국 기업들이 잇달아 아프리카 문을 두드리는 이유다.

특히 현대차에 아프리카는 중요한 전략지다. 우선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코발트‧니켈‧리튬‧망간‧흑연 등이 대거 묻혀 있다.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60%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나온다. 내수 시장이 커지면서 자동차 시장도 급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50억 달러(약 34조3125억원) 규모인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지난해 기준)은 향후 5년간 연평균 8%씩 성장할 전망이다.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서밋 개회식'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오른쪽)과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현대차는 이미 아프리카에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기아가 2017년 에티오피아에 조립공장을 세웠고 현대차도 2019년 에티오피아에 조립공장을 지었다. 지난 2월 런던대 산하 동양‧아프리카학 대학(SOAS)과 ‘지속가능한 구조변화 연구소(CSST)’를 열고 ‘한‧아프리카 비즈니스 포럼’도 개최했다. 이번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 공식 의전 차량으로 ‘제네시스 G80’을 지원한 것도 아프리카 내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이날 행사에서 발표를 맡은 김흥수 현대차 글로벌 전략(GSO) 담당 부사장도 “자동차뿐만 아니라 철강, 물류, 철도, 수소 등 모빌리티와 에너지 분야에서 아프리카와 장기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식품 사업으로 아프리카와 연을 맺고 있다. 주요 식품 원료를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데 가나초콜릿이 대표적이다. 가나초콜릿은 1975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 1조원을 넘긴 롯데제과의 효자 상품이다. 이 제품 주요 원료인 코코아를 100% 아프리카에서 수입한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이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도 아프리카에 진출해 있다. 2018년 국내 석유화합업체 중 최초로 나이지리아에 아프리카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석유화학제품 판매 확대를 위해서다. 이외에도 아직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에서 대규모 건축·토목공사 수주도 기대할 수 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아프리카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 다양한 분야에서 양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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