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본회의부터 파행…野, 與 없이 우원식 의장 선출
22대 국회가 5일 첫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우원식(67·5선) 의원을 국회의장으로 선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본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집권 여당 없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뽑은 건 헌정사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2시 국회의장단 선출을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는 민주당(171석)과 조국혁신당(12석) 외에 개혁신당(3석)ㆍ진보당(3석)ㆍ기본소득당(1석)ㆍ사회민주당(1석)ㆍ새로운미래(1석) 등의 군소 야당만 참석했다. 재적의원(300명) 과반 득표로 의장단을 선출하는 국회법에 따라 우 의원은 재석 의원 192명 중 찬성 190표를 얻어 국회의장이 됐다. 야당 몫 국회 부의장에는 재석 188명 중 찬성 187표를 얻은 민주당 이학영(72·4선) 의원이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여당 몫 부의장 후보를 내지 않았다.
신임 우원식 국회의장은 1988년 평민당에 입당하면서 정치를 시작해 서울 노원에서 다섯 차례(17ㆍ19ㆍ20ㆍ21ㆍ22대) 당선됐다. 2013년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등 ‘을’을 대변하는 ‘을지로위원회’를 당에 꾸려 초대 위원장을 맡았고,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여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 전반기 2년을 이끈다. 당선 후 우 의장은 “의견이 달라도 헌법, 국회법 등 합의된 기준을 따르고 의정활동의 현장성을 높이자”며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우 의장은 “정부는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신중해야 한다. 법 취지를 훼손하고 우회하는 시행령도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의사일정 합의가 안 됐다”며 본회의에 전원 불참했다. 현행 국회법은 6월 5일 첫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고, 첫 본회의로부터 3일 이내에 상임위원장단을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여야 간 일정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본회의가 성립할 수도, 적법하지도 않다”고 항의했다. 추 원내대표는 “6월 5일 첫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한다는 국회법 조항은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해 회의를 개최하라는 조항”이라며 “18대 국회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의 전신) 153석, 민주당 81석이라는 의석 차이에도 불구하고 여야 합의라는 대의 앞에 본회의를 열지도, 의장단을 선출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총선 민심은 협치의 복원”이라며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어준 45.1%의 민심을 존중하지 않고 짓밟고 조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민주당 의석에선 “윤석열 정권 심판이 총선 민심”, “총선 불복인가” 같은 고성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의장단을 선출하는 동안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의회독주 중단하라’, ‘입법폭주 중단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 원내대표가 퇴장하자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5일 의장 선출은) 국회법에 따른 의사일정”이라고 반박했다.
원내 제1당이 단독으로 국회 개원 후 첫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을 선출한 건 1967년 7월, 2020년 6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의 두 경우는 여당이 제1당이었다. 1967년에는 야당이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하며 전원 본회의에 불참해 민주공화당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었고, 2020년에는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이 원 구성 협상에 이의를 제기하며 불참한 가운데 여당이던 민주당이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어 박병석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야당이 국회의장단을 단독으로 선출하면서 상임위원장단도 야당 단독으로 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그간 “법제사법위원장ㆍ운영위원장ㆍ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내주지 않으면 단독 표결로 18개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오겠다”고 주장해왔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법이 정한 시한을 지켜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며 “남은 기간 밤샘을 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회법이 정한 기한 6월 7일 자정까지 상임위 선임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본회의 산회 직후 우 의장이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려 했으나, 추 원내대표가 불참하며 불발됐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우 의장과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7일까지는 밤을 새워서라도 협의에 이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원ㆍ전민구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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