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 모두 잃게 되는 ‘이 병’… 유전자 돌연변이가 중증도 결정

전종보 기자 2024. 6. 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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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셔증후군'의 증상과 중증도가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유전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연 교수는 "연구를 통해 USH2A 대립유전자 계층구조에 따른 어셔증후군Ⅱ 임상표현형의 뚜렷한 차이를 확인했다"며 "향후 어셔증후군 환자의 맞춤형 치료나 유전자 치료에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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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어셔증후군’의 증상과 중증도가 유전자 돌연변이 형태(유전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환자 유전형을 분석해 질병 진행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어셔증후군은 청각과 시각을 함께 상실하는 난치성 유전질환이다. 국내 약 8000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증상·발병시기에 따라 3가지 유형(Ⅰ~Ⅲ)으로 나뉜다. 그 중 가장 흔한 ‘어셔증후군Ⅱ’는 소리 감지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중등도 이상 감각신경성 난청이 선천적으로 동반되며, 광수용체 세포 기능 저하로 실명까지 이어지는 망막색소변성도 10대 이후 발병한다. 주로 USH2A 유전자 돌연변이를 부모 양쪽에서 물려받는 열성 유전을 통해 자녀에게 이어진다.

서울대병원 소아이비인후과 이상연 교수·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조동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국내 어셔증후군Ⅱ 환자를 대상으로 USH2A 유전형과 임상표현형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유전형을 파악하기 위해 환자의 전장 엑솜, 유전체 분석을 실시했으며, 유전형별 임상표현형 분석을 위해 ‘절단형 변이’ 보유 여부에 따라 환자의 유전형을 구분했다. 절단형 변이란 단백질 합성이 끝났음을 알리는 종결코돈이 일찍 형성되면서 생성되는 돌연변이로, 심각한 기능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결과, 절단형 변이 보유자들은 난청이 더 일찍 발생했고 모든 주파수에서 평균 청력 역치(인식 가능한 가장 작은 소리 크기)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단형 변이 2개 그룹이 1개 그룹보다 평균 청력 역치가 높았다. 이는 절단형 변이가 더 심각한 청력 손실과 관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USH2A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망막표현형은 16세 이상 환자들에서만 확인됐는데, 이들 중 절단형 변이 보유자는 시세포 기능 감소, 시야 축소 등 망막 기능이 더 심하게 저하된 양상을 보였다. 망막의 구조적 퇴화도 심했다.

평균 청력 역치가 높을수록 망막전위도검사에서 빛 자극에 대한 광수용체 세포의 반응 시간이 짧아진다는 사실 또한 확인했다. 이 같은 양상은 절단변이 보유 그룹에서 더욱 뚜렷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절단형 변이 여부에 따라 어셔증후군Ⅱ 환자의 청각학적, 망막 표현형의 중증도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유전형과 임상표현형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질병의 예후를 예측하고, 유전자 치료를 포함한 환자별 적절한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상연 교수는 “연구를 통해 USH2A 대립유전자 계층구조에 따른 어셔증후군Ⅱ 임상표현형의 뚜렷한 차이를 확인했다”며 “향후 어셔증후군 환자의 맞춤형 치료나 유전자 치료에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근거자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연구사업 후원으로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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