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 뺨 때린 초3, 보호자는 적반하장…'아동학대' 고발 당했다

이지영, 왕준열 2024. 6. 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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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지난 3일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의 뺨을 때리고 있다. 사진 전북교사노동조합


무단조퇴를 막는다는 이유로 교감에게 뺨을 때리고 욕설을 한 초등학생의 보호자가 경찰에 고발됐다.

5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주교육지원청은 이날 초등학생 A군 보호자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지난 3일 전주시 모 초등학교 3학년 A군은 교감에게 심한 욕설 및 폭언과 함께 여러 차례 뺨을 때리고 침을 뱉거나 팔뚝을 물었다. 이후 A군이 집에 오자 어머니는 곧장 학교를 찾아갔고, 오히려 담임교사에게 항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A군의 어머니는 담임교사의 팔뚝을 때렸고 해당 담임교사는 A군 어머니를 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상태다.

A군의 이 같은 행동은 이전에도 계속돼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학을 온 뒤 거의 매일 크고 작은 소동이 있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학교 측에 따르면 A군은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앞서 3차례나 강제전학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달 14일 4번째 학교로 전학을 온 뒤에도 태도는 전혀 달라지지는 않았다. A군은 전학을 온 뒤부터 교실 내에서 소란을 피우고 이를 말리는 담임교사를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학대를 주장하며 담임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A군이 전학을 온 이후로 거의 매일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아이 어머니와도 수차례 면담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교사들이 자신의 아이를 학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아동학대로 고소를 하라고 한 적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고발의 이유는 해당 아동의 치료를 위해서다. 도 교육청은 아동학대 판결 시 보호자 동의가 없어도 A군에 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보호자는 ‘A군 치료가 필요하다’는 학교 측 요구를 무시해왔다.

도 교육청은 보호자를 설득해 A군의 상담 및 심리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교사 또는 아동 전문가 2명이 A군에게 수업 또는 학습을 별도로 지도하기로 했다. 아울러 피해 교원에 대한 심리 치료와 치유를 돕고, A군 학급 학생들의 심리 상담도 추진하기로 했다.

도내 교육단체들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보호자 고발과 함께 위기 학생을 위한 치유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전북교육청이 담임교사, 교감, A군 학급 학생을 보호하는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며 “지자체, 아동 심리전문가, 아동보호 전문기관, 경찰, 상담전문가로 구성된 위기 학생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북교총도 “교육 당국이 해당 학생의 치유와 여타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한 제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교원 폭행이 심각한 범죄임을 사회적으로 인식하도록 학부모를 고발하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교사노조는 “전주시가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학생 및 보호자에게 치료 이행을 명해야 한다”며 “정서적 불안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학생이 치료받고 등교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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